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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종 종Mu Jan 26. 2023

해병대 할아버지

뒤돌아보면

When I get old

                   Christopher+ChungHa( sing)


(...)

Oh, When I get old

I'll be looking back, wishing

It could last forever

Oh, yesterday, seems so far away

Where did it go?

                                  ***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는 뒤돌아 보며 후회할지 몰라

우리  이대로 영원이었어야 했는데...

되돌아 수도 없이 머나먼 어제가 되어 버렸다고.

우리의 '어제'는 어디로  것일까?

(...)

                                  ***

창동역에서, 창동역은 처음이라며 4호선 갈아타는 길을 묻는 분이 있어  길안내를 해주다가. 마침 나도 그리로 환승하러 가는 길이라고 나란히 걸어주며  들고 있는 짐이 무겁냐고 여쭈니 하나도 안 무겁다며,

"할아버지가 해병대였어."


"아저씨가 해병대였다고요? 용감한 해병대셨군요."

이러며  여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ㅡ창동 여기다 할아버지 살 집 하나 사주고.

왜요? 같이 안 사셔요?

나는 애들하고 살고. 애들이 지 아버지를 안 보겠대.

해병대라고 사납게 굴었나 보죠? 어린 자식들한테?

여자만 밝히고 집에 안 들어왔어. 돈도 갖다 주지 않고.

혼자서 다 키우시느라 고생하셨겠네요.

대학공부  시켰어...


긴 말이 이어질듯 끊어지곤 하는 것은 여자이자 엄마로서 노심초사 가족을 지킨 세월의 무게일 것이다.


ㅡ이제사 돌아왔어. 애들은 안 본다 하는데. 그래도 두 아이 아비인데 어쩔 것이여.


말씀이 다시 이어진다. 제가 먼저 내릴 거예요. 다 와가요. 이렇게 귀뜸해 드렸지만 만감에 젖은 채 전혀  들으신듯.  말씀하시는 거 내처 끝까지  귀담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어쩌랴. 아무것도 모르는 이 무심한 전철이 속도를 즐기느라 내가 내릴 역에 너무도 빨리 도착한 걸.

매정하게시리.  천천히 오지...

10분여나 될까 말까. 아주 짧은 스침 같은 거였다.


그래도 그리움도 노여움도 이야기로 흐르던 한 여인과  마주침을 새겨둔다.

When I get 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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