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by 김소연



“왜 음식을 그렇게 먹어?”

깨작깨작 밥알을 세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음. 주말에 장거리 운전을 했더니 피곤했는지 입안이 다 헐어서...”

그녀는 장거리 운전을 할 만큼 운전을 잘 하지 못하지만, 가끔 자신의 오래된 차와 함께 가끔 어디로 훌쩍 떠난다.

“그 오래된 차로 또 장거리 운전을 했어? 차를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냐?”

하며 실없는 농담을 건넨다. 그러면 그녀는,

“응, 이제 놓아주려고...” 라며 동문서답을 한다.




몇 번이나 반복된 일상이다. 이후에 그녀에게 할 질문은 생략하기로 했다. 매번 반복되는 질문에 같은 대답을 반복하며 우린 서로 지칠대로 지쳐있다. 그녀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할 게 뻔하다. 마음을 들여다봐도 아직 아픈 건지 이제 다 나은 건지 알 수 없어서 그녀는 몸을 아프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음이 몸처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면 정말 좋을 거야. 마음도 이렇게 조금만 피곤하면 입안이 다 헐어서, 물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면 잘 다독여줄 텐데. 입안의 상처는 며칠 후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멀쩡해지거든. 그리고 그 이후엔 새로운 상처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프지 않잖아. 그럼 이제 다 나았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마음은 자꾸 자기가 아픈 걸 나에게 숨기거든. 그러니까 나조차도 알 수가 없어. 한꺼번에 다 아프고 그 다음엔 안 아프면 정말 좋겠어. 아픈데 자꾸 배가 고파서 너무 속상하더라고.”


“그래도 먹어야 산다. 산 사람은 살아야한다.”라는 말로는 그녀의 마음을 위로하지 못한다. 마음도 입안의 상처처럼 아플 만큼 아파야 낫는다.


그녀는 이미 다 나은 마음의 상처에 스스로 상처를 더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무 빨리 상처가 나은 것 같아 죄책감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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