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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Oct 27. 2024

이별

윤아는 친구 유진이와 그의 애인이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이가 좋기로 유명했기에, 윤아는 그 소식에 무척 놀랐습니다.     


윤아: 자기야, 유진이가 애인이랑 헤어졌대.

승호: 뭐! 걔네가? 완전히 헤어진 거야? 도대체 무슨 일로? 이유가 뭔데?

윤아: 생각보다 많이 놀라네. 나도 자세히는 몰라. 두 사람은 4년 동안 친구로 지내다 연인이 됐으니 웬만하면 헤어지지 않을 줄 알았거든.

승호: 도미노 블록을 쌓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넘어뜨리는 건 한순간이잖아. 연애도 마찬가지야. 사귀는 데는 시간이 걸려도, 이별은 순식간이지.

윤아: 맞아, 그러고 보니까 이별이 사귐보다 훨씬 빠르고 간단하네?

승호: 사귈 때는 서로 알고, 친해지고, 고백하는 여러 과정이 필요하지만, 이별할 때는 그냥 “헤어지자” 한 마디면 되니까.

윤아: 사귈 때는 두 사람 모두 마음이 가까워져야 하지만, 헤어질 때는 한 사람만 마음이 멀어져도 끝이야.

승호: 맞아. 사귈 때는 상대방 허락이 필요하지만 헤어질 때는 상대방 허락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있어. 일방적으로 알리면 그만이니까.

윤아: 이별할 때쯤에 “우리 헤어질까?”라고 물어볼 수는 있지 않나?

승호: 뭐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상대방에게 이별하고 싶은 이유를 일일이 말하는 것도, 허락을 받는 것도 이래저래 이상하긴 해. 그런 대화는 헤어지려는 결심을 하기 전에 진지하게 나누는 게 더 낫지.

윤아: 영화처럼 멋있게 헤어지는 건 현실에선 어렵겠네?

승호: 이별한다는 것은 상대방과 더 이상 매우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싶지 않다는 거잖아. “난 너 싫어” 이게 뭐가 멋있겠어? 이별하는 사람 이별 당하는 사람 모두 굉장히 괴로운 일이야. 

윤아: 그런데 연인 사이는 결혼 아니면 이별로만 끝나야 하는 걸까? 영원히 연인일 순 없나?

승호: 두 사람이 약속한다면 늙을 때까지 연인으로 지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너무 비현실적인 일 같아.

윤아: 왜? 마음만 단단히 먹고 약속하면 되지 않아?

승호: 결혼이 아닌 애인 관계로 계속 지낸다는 건 자유롭게 사귀고 싶다는 건데, 내가 자유롭게 살면 상대방도 자유롭게 사는 거야. 나는 자유롭게 살고 상대방은 나만 바라보고 사는 것? 현실에선 어렵지.

윤아: 자유로운 관계는 그만큼 쉽게 끊어지기도 한다는 거네?

승호: 그래서 연애만의 장단점이 있는 거고.

윤아: 결국 연애도 언젠가는 끝이 있단 말이네. 그게 이별이든 결혼이든. 

승호: 전에 어떤 신문에서 연인 중에 30~40% 정도만 결혼까지 이어진다는 기사를 봤어. 

윤아: 연인의 끝은 이별이 대부분이란 거네. 이별은 슬프고 결혼은 부담스럽고.

승호: 연인들이 기념일을 챙기며 사귄 날을 세는 것도 대부분 언젠가는 이별을 경험하기 때문이 아닐까?

윤아: 맞는 것 같아. 연인이 헤어지는 건 흔한 일이니까. 주변의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몇 번의 이별을 겪고 결혼했더라고. 처음 사귀고 바로 결혼한 부부는 흔치 않지. 그것만 봐도 이별이 결혼보다 훨씬 많다는 걸 짐작할 수 있어.

승호: 관계의 끝을 미리 정해두고 사귀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연애가 영원하진 않다는 걸 어느 정도는 인식할 필요는 있다고 봐. 만약 한 사람은 결혼을 하고 싶고 다른 한 사람은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면, 너무 나이가 들기 전에 둘 중에 하나를 결정해야 해. 

윤아: 그런데 커플은 주로 왜 헤어질까?

승호: 서로의 잘못 때문일 수도 있고, 외부 상황 때문일 수도 있겠지. 분명한 건 아무리 노력해도 이별을 피할 수 없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고 해서 거부할 수 없다는 거야.

윤아: 가끔 보면 이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억지로 붙잡거나, 이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승호: 연인 사이는 갑자기 아기가 생기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법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상대방에게 책임을 강요하거나 상대방을 의무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관계가 아니야. 연애는 서로의 사랑이 유지될 때만 가능한 사이이고, 더 이상 사랑으로 버틸 만한 사이가 아니라면 이별을 선택할 줄도 알아야지. 특히 남녀 문제를 떠나 사람 대 사람 관계까지 망가졌다면 그땐 이별을 결정해야만 해. 상대방 또한 그것을 받아들여야만 하고. 

윤아: 맞아. TV에서 보면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에게 집착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봤어. 왜 그렇게 하는 걸까?

승호: 평소 부모에게 많이 의지할수록 부모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연인에게 많이 의지한 사람일수록 애인이 자신을 사랑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지. 그래서 더는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당연하지 않은 일, 잘못된 일로 여기는 거지. 이런 사람은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집착하거나 상대방을 괴롭히기도 하지. 그만큼 가족이든 애인이든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해.

윤아: 너 혹시 다른 여자조 생긴 건 아니지?

승호: 너는 남자 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데 남자 연예인 사진을 보면서 그런 말을 묻고 있니?

윤아: 우리 사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승호: 아마 헤어지지 않을까?

윤아: 나 슬퍼.

승호: 그러면 아마 결혼하지 않을까?

윤아: 그것도 슬퍼.

승호: 뭐지? 네가 보고 있는 남자 연예인이 조만간 결혼하길 빌기나 해야겠다.

윤아: 그것도 너무 슬픈 얘기당. 슬프니까 중국식당 가서 울면 먹자, 내가 슬프니까 네가 사. 

승호: 나도 슬프다.          


많은 사람이 연인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받는 쪽, 상대방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는 쪽이 그 관계를 유지하고 이끄는 힘인 주도권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연인 사이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더 이상 상대방에게 사랑을 주지 않겠다고 결심할 때, 그 관계가 끝납니다. 연애 사이의 진정한 주도권은 더 많이 사랑한 사람, 더 많이 매너로 대한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사귈 때가 아닌 헤어질 때 더욱 분명해지곤 합니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경험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별할 때 자신이 주로 상처를 받은 쪽이었는지, 아니면 상처를 준 쪽이었는지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상처받은 일이 많았다면 인간관계는 자신만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만남을 준비해야 합니다. 반대로 상처 준 일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사랑을 주는 사람, 매너로 대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헤어졌다면 상대방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기회가 있다면 화해를 통해 마음의 빚을 갚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연인 관계의 끝은 반드시 이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이라는 또 다른 선택지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결혼을 할까요? 만약 두 사람이 결혼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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