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가 않다. 외출도 귀찮고 모임 중에도 내 몸과 음식에 대한 생각에 집착하여 즐겁지가 않다. 맞는 옷도 없어 집에만 처박히는 자기혐오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냥 큰 옷을 사서 내 몸을 자유롭게 해 주면 좋겠지만, 불룩 나온 똥배를 제외하고는 어떤 부위도 맞지 않는 옷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잠을 많이 자도 늘 피곤하고 손가락부터 발가락까지 온몸이 붓고 아프고 짜증스럽다. 시간이 남아돌지만, 건강염려증에 아플까 봐 아무 시도도 못한다. 살쪘다, 못 알아봤다, 살 좀 빼라는 말을 하는 지인들이 하나둘 늘어난다.
이번만큼은 정말 달라지고 싶다. 배달 음식도 질린다. 요즘 동기부여 차원에서 비만, 탄수화물 중독 이런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서 많이 본다. 다들 나처럼 날씬하고 예뻤던 때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폭식과 잦은 다이어트로 호르몬 체계가 무너져 몸은 이미 의지의 영역에서 화학적 영역으로 강을 건너버렸다. 배달음식과 편의점 음식들을 한꺼번에 많이 먹고 라면 4개에 만두, 햄, 떡까지 넣어 먹은 다음에 밥을 말아먹고 캔커피까지 먹어야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면서 활짝 웃는 분을 봤는데, 뭔가 슬퍼 보였다. 원래는 보면서 경각심을 가져야지 하는 취지였는데, 영상을 보다가 일어나 라면을 끓이는 나를 보며 어느 순간 영상 속 저이가 나인지 내가 저이인지 동일시되어 더 무기력해졌다.
어떤 분은 200킬로 가까이 나갔다가, 몇 년 동안 노력하여 현재 90킬로로 감량에 성공한 후, 이제 자신감이 생겨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마치 인생을 다시 세우려는 듯 집을 고치고 있었다. 체중계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90킬로에도 자기 관리의 과정에 만족하면 저분처럼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수 있고, 70킬로에도 왜 60킬로가 못 되냐며 결과에만 집착해서 나를 몰아붙이면 자신감은 바닥을 치는 거다.
양자 물리학에 의하면,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영화 '양자물리학'도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통쾌한 범죄 스릴러다. 기대 이상 재밌으니 꼭 보시길) 인간도 우주도 쪼개고 쪼개면 결국 원자다. 원자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그 모양이 바뀌는 것이고, 나의 강력한 생각이 외부 물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무것도 안 하고 머리만 감았는데도 몸이 더 좋아 보인다. 내 다이어트를 온 우주가 응원하는 것 같다. 이게 바로 생각이 현실을 만드는 양자물리학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