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山幕은

그리움

by 안신영



주인 떠난 山幕은 젖은 그리움으로


몇 날의 낮에 우는 산새를 만나고


한낮의 찡그린 햇살과 눅눅한 여름 바람을 맞았을 것이다.


몇 날의 밤엔 지치지도 않는 매미 울음소리와


돌돌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을 터이다.



그렇듯 산중에 우두커니 앉아 주인의 발자국 소리와


달그락거리는 열쇠 소리를 하마, 기다려


귀 기울이나 거실에 앉아 산 그림자 길게 드리운


노을을 따라 까무룩이 잠이 들던


주인이 그저 그립기만 하여 더욱 웅크려 기억하려 할 것이다.



잘 익은 도토리 하나, 둘, 짓궂게 툭툭,


몸을 던져 山幕의 웅크린 어깨를 풀어보려 하지만


주인 없는 설움에 잠잠히 고개 숙여 안으로 안으로 잦아들어


하마, 잊었으려나 잠을 설치며 山幕을 흐르던 음악에


몸을 맡기고 그윽이 잠들던 나날을 아쉬워할 것이다.



도시의 한가운데서 오도카니 서 있는 나는


산중의 山幕과도 같아 외로운 섬처럼 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과 자동차의 홍수 속에서


갈길을 몰라 헤매는 낯선 이방인처럼 서성이고


소식 없는 그대를 그리며 높아진 하늘만 끝없이 올려다볼 뿐이라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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