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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May 30. 2021

담쟁이넝쿨 같은 자존감

너를 보는 시점


아내는 자존감이 높다. 나는 자존감이 낮았다,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는. 자존감이란 담장을 타고 길게 뻗어 나가는 담쟁이넝쿨처럼 그 주변 사람을 감싸고 포용하는 선한 전염성을 지녔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함께 지내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져 있던 사람도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어 먹으면서 자존감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나와 아내의 경우가 그러했다. 자존감이 높은 아내를 아끼고 사랑한 덕분에 나는 나를 더욱 존중하고 아끼게 되었다.




자존감에 있어서 나는 기복이 심했다. 어떨 때는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행동하던 내가 또 어떨 때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누군가 툭 내뱉은 말 한마디에 상처 받고 휘청거렸다. 반면에 아내는 뚝심이 좋아서 무엇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런 모습을 닮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고 아내도 선뜻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렇게 나는 아내를 닮아갔다.


이렇듯 변화는  용기와 상대의 관심에서 비롯된다.

아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는 "내가 제일 예뻐"이다. 아내는 누구처럼 거울을 보고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냐고 묻지 않는다. 거울 대신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자신을 가장 예뻐하는 아내. 그렇다고 해서 남들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매너 없이 행동하는 법은 없는 올곧은 사람이다.

아내를 사랑하면 할수록 나는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아내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나를 더욱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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