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a Feb 24. 2021

퇴사가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D-16

퇴사 디데이 프로젝트

퇴사를 진행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퇴사를 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도 힘이 들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고 퇴사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정말 잘하는 일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가 회사를 떠나 버틸 수 있을지 등 다양한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살짝만 용기를 내면 퇴사하겠다고 말하는 일은 그나마 쉬운 일이다. 그리고 나면 동료들에게 말해야 하는 일이 남는다. 그리고 수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왜 하는지, 뭐 할 건지, 다시 생각해 볼 순 없는지... 나는 '그냥 질렀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고민과 준비가 있었지만, 그걸 다 말할 순 없으니까. 그렇게 만나는 사람마다 말하는 것도 힘이 든다. 빨리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해서 댓글처럼 내 머리 위에 홀로그램으로 '질문사절'이 나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하고 사직서를 썼다. 그때 참 기분이 이상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써보는 사직서. 그것도 심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입사 연도를 쓰고, 사직 이유를 쓰고 한 칸 한 칸 채우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이 회사를 입사했을 때 어땠더라... 왜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까... 그렇게 사직서를 작성하고 사장님의 승인을 기다렸다.



사실 회사와 관련된 건 그나마 괜찮다. 용기를 내면 할 수 있는 일이고 이겨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에겐 가장 난코스가 남아있다. 바로 집에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그동안 열심히 밑밥을 깔았다. 이제 회사를 떠나 내 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집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실제로 일이 많아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나에게 저지른 악행(?)들을 이야기했다. 집에서도 이해하는 듯 보였으나, 퇴사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면 어김없이 걱정의 눈빛을 보내왔다.


그냥 직진해서 말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끝까지 숨겼다가 들키는 게 나을까.



마음이 참 혼난 하다 혼난 해......






이전 18화 퇴준생의 시간 관리법 D-19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