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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 늘보 Oct 29. 2024

감정 안아 주기

감정을 몸으로 안아주는 법

감정은 두뇌에만 저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도 저장이 됩니다. 강렬한 감정이 일어날 때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화가 날 때 머리가 꽉 차는 느낌이라던지 슬플 때 가슴이 시리다던지 두려울 때 명치가 쪼여든다던지 벅차게 행복할 때 가슴이 벌렁거리며 열린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처럼 감정과 몸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몸을 통해서 감정을 가깝게 만나고 보살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몸을 통해서 나의 감정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몸을 통해 적극적으로 감정을 다독여 주는 방법입니다. 특히 느껴지는 감정이 불편하거나 격렬해서 있는 그대로 느끼기거나 허용하기가 힘들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감정 몸으로 느끼기 


지금 내 몸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느껴지는 감정이 있나요? 어떤 감정인가요? 어떤 느낌인가요? 특별히 느껴지는 감정이 없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감정이던 감각이던 통증이던 가려움이던 무엇이든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느껴지는 것에 대해 판단하는 생각이 올라온다면 가볍게 주의를 돌려 다시 느낌으로 돌아오세요. 또다시 생각이 올라오면 다시 머리가 아닌 몸으로 주의를 돌리세요. 


불편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자마자 이런저런 판단하는 생각이 바로 떠오른다면 그것은 생각을 통해 감정을 회피하는 습관에서 온 것일 수 있습니다  감정 느끼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동적으로 생각으로 달려가는 것입니다.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생각하며 설명이나 분석을 만들어 내는 동안은 잠시 감정을 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 나타나는 생각이나 분석은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이 대부분입니다.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는 회피 반응이다보니 계속 챗바퀴처럼 돌며 반복 재생되는 생각일 뿐입니다. 그러니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자마자 분석적인 생각이 자꾸 떠오르면 그때마다 그저 가볍게 내려놓고 주의를 돌려 다시금 몸의 느낌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불편한 감정이 느껴진다면 감정 호흡 명상을 통해 그 감정과 온전히 함께 하며 느껴 줄 수 있습니다. 


감정 호흡 명상 


눈을 감고 대 여섯 번 정도 천천히 배꼽까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 쉽니다. 천천히, 그리고 깊이 호흡을 하며 온몸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감정이 몸의 어느 부위에 느껴지는지 관찰합니다. 몸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아 어떤 부위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살펴 봅니다. 감정이 주로 느껴지는 몸의 부위가 있는지 몸의 감각을 자세히 느껴봅니다


잠시 후 눈을 감은 채로 감정이나 감각이 느껴지는 몸의 부위에 숨을 불어넣는다는 느낌으로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공기가 그 부위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상상해도 좋습니다. 맑은 산소가 코와 기도를 통해 들어와 감정이 느껴지는 몸의 부위를 가득 채우는 것을 느낍니다. 숨을 천천히 내 쉴 때 그 부위가 이완되는 것을 느낍니다. 


숨을 부드럽게 들이쉬며 따스한 사랑의 호흡을 감정이 느껴지는 몸의 부위에 보냅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며 그 부위가 이완되고 온화한 사랑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숨을 급하게 쉬지 않도록 합니다. 조금씩 천천히 숨 쉬며 감각이 느껴지는 부위에 들숨과 함께 따듯한 사랑을 불어넣어 주고 날숨과 함께 긴장을 풀며 온화하게 감싸 줍니다. 


사랑이 잘 느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감정과 함께 해주며 호흡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몇 분간 이대로 계속 호흡하며 몸을 호흡으로 안아줍니다. 판단하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저 알아차리고 다시금 몸의 느낌으로 돌아와 호흡으로 따듯하게 감싸줍니다. 


감정 호흡 명상이 끝난 후에는 느껴지는 감정이나 몸의 감각이 변했는지 느껴봅니다. 변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감정을 판단 없이 느끼고 허용하면 불편한 감정이 사그라드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느껴지는 것이 무엇이든 그저 허용해 줍니다. 


조건 없는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허용하고 포용해 주는 것입니다. 어떤 감정이 느껴지던 어떤 감각이 나타나던 함께 해 줍니다. 온화한 호흡으로 부드럽게 안아줍니다. 


감정체 몸으로 안아주기 


느끼기 힘든 감정을 마주할 때 감정이 느껴지는 몸을 스스로 터치하거나 안아 주는 방식으로도 자기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담아 몸을 안아 주면 몸의 느낌을 통해서 전달되는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빛나는 손 명상 


의자에 바른 자세로 편안하게 앉아도 좋고 침대에 누워도 좋습니다. 그리고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허벅지나 바닥에 자연스럽게 올려놓은 채로 잠시 호흡합니다. 


숨을 천천히 들이 마시고 내 쉴 때 밝은 빛이 호흡을 통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상상합니다. 빛이 들숨을 통해 들어와 온몸으로 퍼지고, 천천히 숨을 내 쉴 때 빛이 손바닥을 통해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상상합니다. 빛이 잘 느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잠시 후 양손의 손바닥을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는  몸의 부위에 올려놓습니다. 손을 포개어 놓아도 좋고 감정이 느껴지는 부위가 넓다면 양 옆으로 펼쳐 놓아도 좋습니다. 머리, 얼굴, 목, 어깨, 쇄골, 가슴, 배, 허리 등등 몸의 어떤 부위던지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는 부위에 부드럽게 올려놓습니다. 따듯하고 부드럽게 닿은 손의 느낌을 온전히 느낍니다. 


계속해서 호흡할 때마다 온몸으로 밝은 빛이 들어와 손을 통해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위에 전달되어 퍼지는 것을 상상합니다. 닿은 손에서 밝고 따듯하고 환한 느낌이 몸의 부위에 터치를 통해 전달되는 것을 상상합니다. 빛이 몸을 환하고 따듯하게 감싸주는 것을 상상하며 원하는 만큼 그 상태에 머뭅니다. 


빛나는 손 명상을 마치기 전에 잠시 두 손을 모아 가슴의 중앙에 포개어 얹고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을 가슴으로 잠시 느낍니다. 마음을 밝고 따듯하게 감싸준 빛과 스스로에게 온화한 사랑을 건네준 나 자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건네며 명상을 마칩니다. 


나비 포옹


트라우마 안정화 기법으로 잘 알려진 나비 포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갑자기 괴로운 감정이 떠오르거나 괴로운 생각으로 힘들 때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몸동작입니다. 몸의 양쪽을 모두 자극하는 나비 포옹은 우리 몸의 감정적 균형감을 회복시켜 준다고 합니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팔을 가슴 위로 교차시켜서 얹습니다. 손 끝이 어깨나 쇠골 부위에 닿도록 상체에 나비 모양을 그리듯이 얹어줍니다. 


왼쪽 손과 오른쪽 손을 번갈아가며 부드럽게 토닥토닥 두드립니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마치 나비가 날갯짓을 하듯이 번갈아가며 몸의 양쪽을 토닥입니다.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정한 말을 건네며 토닥이는 것도 좋습니다.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내가 여기 나 자신과 함께 있다고 다정하게 말해 줍니다. 나비의 부드러운 날갯짓이 내 몸을 감싸는 것을 느낍니다. 스스로를 향한 따스한 사랑을 담아 토닥여 줍니다. 


충분하다고 느낄 때까지 토닥여 주고 마칠 때는 잠시 몸을 꼭 안은 채로 나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넵니다. 힘든 감정과 함께 하며 조건 없는 사랑을 건네준 나 스스로를 칭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며 나비 포옹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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