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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김선영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게 인생이라

by 박소형 Mar 28. 2025

지난주 몸과 마음의 건강을 이야기한 책에 이어서 이번 주는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글쓰기 책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를 읽었다. 이 책을 선택하신 리더 선배님은 작년에 자신의 난임 극복기를 책으로 출산하신 민선미 작가님이다. 어쩌면 잊고 싶고 감추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를 용감하게 글로 표현하여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신 분답게 독서 모임에서 글쓰기 전도사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나 역시 작가 선배님의 은혜를 받아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에 입성할 수 있었다.      


     

작가 선배님의 바람이 통했는지 다 읽고 나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 모임 시간에 선배님이 보여주신 여러 필사 영상과 글쓰기 영상도 여러 가지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선배님이 엄선한 이 책과 저자를 이야기해 보자면, 이 책의 저자는 13년 동안 했던 방송작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 대신 4권의 책을 낳고 책 넷 맘이 되신 김선영 작가다. 이 책은 저자의 4년 동안 필사 경험을 바탕으로 30개의 문장을 선택하고 그 문장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6년째 이어가고 있는 독서 모임 덕택에 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좋았던 문장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느꼈다. 그 책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저자가 꼽은 문장과 내가 밑줄 친 문장을 비교하기도 하고 처음 만나는 좋은 문장을 보면 온전한 책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저자가 필사 추천 책으로 꼽은 10권에서 읽은 책을 만나는 반가움과 읽고 싶다는 설렘이 교차하기도 했다. 책만 보면 행복감을 느끼는 나는 평생 책 읽는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책만 읽는 바보, 간서치라 불려도 좋다.          



그렇다면 좋은 글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좋은 글을 만나길 원하는 걸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글이란 읽기 편하고 아름답게 가꾼 문장만이 아니다. 선택지의 벽을 허물고 무한대로 확장하는 글이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양산하고 알고 있는 것을 세뇌시키듯 반복재생하는 글은 지겹다. 그동안 몰랐던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오늘의 필사 문장 같은 글이 좋은 글 아닐까.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리더 선배님이 공유해 주신 영상에서 은유 작가가 멋진 문장이라며 니체의 한 문장을 소개해 주었다.          



지진은 새로운 샘을 드러낸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흔한 말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감탄하며 니체를 만나고 싶었다. 저 근사한 한 문장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궁금하여 동네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을 빌려 읽어 내려갔다. 평소에 읽고 싶었지만 벽돌책 두께와 쉽지 않은 책이라는 말들에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책을 저 한 문장 덕분에 니체를 만났다. 선과 악으로 나누어진 이분법적인 세계관을 부정하고 기존의 통념을 깨는 망치 철학자 니체답게 놀라운 생각들이 많았다. 물론 성경과 파우스트, 그리스 신화 등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로 하는 만만치 않은 책이었지만 니체의 새로운 세계관에 반해 꾸역꾸역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의 사고도 무한대로 확장될 것만 같은 믿음으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읽었던 책 속 문장을 다시 만나 가장 반가웠던 문장은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 중 한 문장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아무것이고, 
아무것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최근에 매회 울면서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 드라마에서 중 금명이가 아빠의 손을 잡고 결혼식에 들어가는 장면에서 금명이가 어릴 적 인생의 고비라고 생각한 지점에서 아빠에게 들어왔던 말을 회상한다. 힘들면 언제든지 빠꾸해서 아빠한테 오라는 말. 이어지는 금명의 내레이션에서 또 한 번 눈물이 났다.      


   

아빠의 겨울에 나는 녹음이 되었다.
          그들의 푸름을 먹고 나는 나무가 되었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빠꾸 하라는 말이 금명이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아무것’이 되었다. 인생의 모든 빠꾸를 허락해 준 아빠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말 덕분에 금명이는 더 단단한 나무가 되었다.      

내 일상을 구성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들이 모여 내 인생의 ‘아무것’이 되어간다. 매일 먹고 자고 걷고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또 타인과 소통하는 사소한 일들이 나를 만들어 간다. 이런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바로 글쓰기다. 글쓰기는 내 삶을 정리하고 방향을 설정해 주는 ‘아무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게 인생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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