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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17. 죽은자의 집청소&떠난후에 남겨진 것들

# 김완 & 김새별 저

by 뽈뽈러 Jul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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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쯤인가?


'유 퀴즈'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특수청소업에 종사하는 김새별이라는 분이 나와 자신의 일을 통해 느꼈던 점들을 담담히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 깊어 그 직후 곧바로 이 분의 책,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을 도서관에서 대여하여 읽은 적이 있다.


그런 즈음, 육아휴직이 결정된 날의 퇴근길에 차분히 생각도 정리할 겸 서점에 들렀는데, 마침 이 책 '죽은 자의 집 청소(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가 판매대에 여러 권 쌓여있는 것을 보고서, 이 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적지 않게 있나 보다 싶었고 또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접하는지라 그 소회를 담은 이 분의 글은 또 어떤 내용일지 궁금함이 일어 구입하게 됐다.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김새별)의 내용도 떠오르면서 두 책을 비교하면서 읽게 됐다.


두 책 모두 죽음의 현장을 주요 모티브로 하여 쓰인 글이지만,


김새별의 책은 죽음 전후에 빚어졌던 상황과 그 씁쓸함, 안타까움이 진하게 배어있고 또한 망자의 유품을 챙기기에 바쁜 유족 등 인간성 상실의 아픔 등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다룬 반면,


김완의 책은 죽음의 현장을 다시 내면화하여 현장에서 봤던 화장실, 쌍쌍바 등 갖가지 모티브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소회를 풀어나가는 글이었던 것 같다. 또한 직업병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옆 집 사람의 자살 우려와 같은 에피소드 등 꼭 현장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들도 여럿 있어 무겁지만도 않았던 것 같다.




한창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던 대학생 시절, 어쩌다 보니 병원에서 시체 닦는 일이 꽤 단가가 높다는 얘기들이 귀에 들려온 적이 있었다. 그렇게 자연사가 아닌 변사와 관련한 업은 그 정도가 내 인식에 잠재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들을 통해 알게 된 특수청소업과 그 종사자들이 다루는 죽음의 현장은 뭔가 남다른 느낌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기에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아이러니 역시 그랬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삶과 죽음. 삶의 경계 너머 최일선을 다루는, 때로는 죽음의 경계 앞에서 누군가의 목숨을 구원시키기도 했던 이 분들의 글 - 생명과 사람과 가족과 지인 및 친구들과 공동체에 대한 - 을 보면서 그저 이 생각 저 생각이 한동안 들었다. 내 삶과 가족과, 그리고 주변 모든 것에 대해.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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