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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빛과 그림자 _ 10

by 루메제니

세상은 각박해졌고, 사람들은 서로 조심하는 데 익숙하졌다. 조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락하는 법도 잊어버렸다. 친분보다 명분이 있는 사이가 편하다고 느껴졌다. 용기 내어 나간 자리에서 들은 뼈 있는 소리가 일상을 침범했다. 관계가 무용하다고 느껴지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것이 자발적 소외의 시작이었다.


광고로 가득하던 카톡에 친구의 이름이 보였다. 반가움과 어색함이 함께 찾아왔다.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였다. 낯선 듯 반가운, 그리고 따뜻한 위로였다. 우리는 비슷한 감정을 공유했다. 혼자 지냈던 소소한 일상을 가끔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그순간이 다시 사람과 연결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작은 변화가 일상에 불러 온 활력은 엄청났다. 마음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각박했던 마음의 빗장도 조금씩 녹아내렸다. 경계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소통할 수 있는 그녀는 메마른 사막같던 내 마음에 내린 단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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