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차 마실곳 예약은 먼저 나서는 교양

넘치게 받고 있는 상태

식당과 카페 예약은 직접 하는 교양

청록에 비가 오면 시야가 분명해지고

나무들은 더 진한 색으로 더해진다.

몸이 무거운 날이어서 결국 우산도 없이

테헤란로까지 나왔다.


점심 먹을 장소와 커피 마실 곳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일은 내가 아는 사악한 "갑질" 중 하나이다.


그런데 대하기 편한 상대를 만날 때

초대하기보다 초대받은 약속에

나도 그만, 머무를 장소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을 때가 많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어련히 상대방이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 바로 아무 생각 없이 그 같은 만행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아차 싶은 순간에 그분은 나에게 점심을 대접해 주시고 멋진 북카페에 데려가 주셨다.


원래 이곳의 커피는 강릉에 본점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에서 출장다녀온 임원분들이 챙겨 와 주셔서

얻어먹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게 벌써 다섯 해를 훌쩍 넘겼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니, 십 년은 된 것 같다.)


그런데 그 카페가 강남 한복판에까지 들어왔다니!

아무래도 직장을 경기도로 다니다 보니 서울의 변화에 둔감했졌다.

빼곡히 두른 서적들은 언제 봐도 팍팍해진 마음을 쉬이 내려놓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게다가 비오는 날 갓 내린 상콤달콤한 커피라니!

덕분에 자칫하면 기운 빠져 있을 날

마음이 한껏 따뜻해졌다.

가끔씩 내가 남들을 꽤 잘 챙겨주는 사람처럼 착각할 때가 많은데, 사실 내가 좋은 분들로부터 더 많이 받기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감사하다.


그리고, 누구를 만나든지 음식점과 카페는 한 두 곳 즘은 미리 생각해놓는 매너를 갖자.

나이가 들을수록 중요한 자리에 오를수록,

그런 것쯤은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도 된다는 천박한 생각은 잠시라도 하지 말아야겠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누가복음 6:31 KRV

@포스코에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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