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시의 시인은 연배가 좀 있으신 것 같다. 저기 나온 나이에 +20은 해야 요새 사람들의 정서에 맞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시를 6년 전에 내마음 보고서로부터 받았는데 나는 이제서야 나의 진솔한 감정 그대로를 여과 없이 바라볼 만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 어떤 성취나 목표가 아니라 그냥 내 감정 그대로를 말이다.
그림 3호의 배경, 두물머리 남한강 자락에 비친 하늘
그날 책한 권 들고 찾아간 두물머리 근처의 남한강은 이랬다. 건너편에는 가로숲길이 있어 보였고, 그 길에서마저도 차들은 달리고 있는 듯 보였지만, 드넓은 하늘에 구름의 자태가 강에 비쳤다. 구름의 그림자도 강은 품고 있었다.
그림 3호 내 맘에 비친 풍경
그림은 며칠이 지나서야 그렸다. 일과를 마치고 5시쯤 붓을 들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눈에 보았던 풍경과 내 마음에 비친 풍경이 달랐다는 것이다. 내 마음에서 건너편 마을의 지붕들은 더 알록달록 했고, 연꽃들은 더욱 살아있으며 강물에 비친 하늘과 구름은 일렁이며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사람의 눈과 마음의 렌즈는 다 달라서, 그래서 사물을 보고 느끼는 바가 다 다르겠구나 싶었다.
색칠하는 데에도 순서는 없었다. 하지만 저녁식사를 미루고서라도 강물을 꽉 채워서 다 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3시간 반 동안의 막 그림을 멈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