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불안과 공황 발작, 무엇이 다른가

만성적 불안과 급성적 발작의 이중주

by 민진성 mola mola

늘 깔려 있는 불안

공황을 겪는 사람이라면 두 가지 서로 다른 얼굴을 경험한다. 첫 번째는 만성적으로 깔려 있는 불안이다. 밖에 나갈 생각만 해도 호흡이 벅차고, 짧은 숨을 반복하며 얕은 구토감을 느낀다. 쓰러질 정도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외출조차 피하게 만든다. 이것을 임상에서는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이라 부른다. 발작 자체보다 “발작이 또 오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외출은 점점 줄어들고, 삶의 반경은 좁아진다.



폭발처럼 찾아오는 발작

다른 얼굴은 공황 발작이다. 이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도 하고, 특정 상황이 방아쇠가 되기도 한다. 가슴이 쿵쾅거리며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몰려온다. 대개 10분 안에 절정에 이르고, 30분에서 한 시간 안에 가라앉는다. 발작은 단순한 불안이 아니다. 그것은 몸 전체가 잘못 울린 경보에 휩싸이는 순간이다. 한 번 겪은 사람은 말한다. “살면서 가장 무서운 순간 중 하나였다”고.



이유는 어떻게 다른가

공황 불안은 발작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다시 오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아 만성적인 긴장을 만든다. 작은 불편감에도 예민해지고, 몸은 늘 방어 태세에 놓인다. 공황 발작은 자율신경계의 급작스러운 폭발이다. 교감신경이 과잉 반응해 “지금 위험하다”는 잘못된 경보를 울린다. 실제로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지만, 체감은 죽음의 공포와 같다.

서로를 불러오는 악순환

문제는 이 두 얼굴이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발작을 한 번 겪으면, “또 오면 어떡하지?” 하는 예기불안이 생긴다. 불안이 누적되면, 작은 신체 변화에도 “발작이 시작되는구나”라고 오해하며 실제 발작이 촉발된다. 결국 불안과 발작은 원인과 결과가 뒤엉키며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회복의 실마리

이 구분은 치료에서도 중요하다. 만성 불안에는 SSRI 같은 유지약, 인지행동치료, 점진적 노출 훈련이 효과적이다. 급성 발작에는 필요시 약, 호흡법, 그라운딩 기법이 도움이 된다. 즉, 만성적인 불안을 낮추는 장기 전략과, 급성 발작에 대처하는 단기 전략이 동시에 필요하다.



맺으며

공황은 불안과 발작, 두 얼굴을 가진다. 늘 깔려 있는 불안은 삶을 축소시키고, 폭발처럼 찾아오는 발작은 존재를 압도한다. 그리고 두 얼굴은 서로를 불러내며 고통의 굴레를 만든다. 그러나 이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지 않는다. “지금 내가 겪는 것은 만성적 불안인가, 급성 발작인가?”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그 구분은 회복으로 가는 첫걸음이 된다.




#생각번호202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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