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과 자공의 다른 점 - 其生也榮 其死也哀

제19 자장 편 (第十九 子張篇) - 25

by 누두교주

최근에 '신탁통치'의 의미를 되짚은 구절을 읽다가 아버님 생각이 났다.① 당시를 사셨던 아버님은 그때 어떤 의견을 가지셨을까? 하지만 어쩌랴! 이미 돌아가신 분. 그래서 좀 일찌감치 청명 성묘 갈 날짜를 잡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보니, 누군가 나중에, 지금의 내 생각이 궁금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느끼는 갈증의 대물림이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개 딸과 같이 살았고 개 딸 이야기를 담은 브런치 북을 두 권이나 냈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개 딸과 함께 살고 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roxjfdl2021


https://brunch.co.kr/brunchbook/gaesalang


개털이가 가고 난 후 온 시루이다. 유기견 출신 개 딸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개 딸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개 딸'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욕인 줄 알고 매우 불쾌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것이 욕이 아니라 '개혁의 딸"의 준말인 것을 알았다.


개혁의 아들은 왜 없을까? 불필요한 젠더 간 갈등의 소지가 될 수도 있는 개 딸보다는 남자까지 포용한 '개혁의 딸, 아들들'로 하고 이를 줄여 '개 들'이라고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나는 개 딸들이 추종하는 지도자가 개 딸의 열정과 기대를 만족시켜 주길 간절히 희망한다. 지금 말고, 이다음에! 개 딸들만 말고 모든 국민에게 말이다.


지금은 선거제도를 통해 평가받을 수 있고 사법 제도에 의해 판단받을 수 있으므로 객관적(으로 보이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럿의 의견이 항상 옳을 수는 없으므로(신탁통치처럼) 역사의 평가가 당대의 평가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개 딸(또는 '개들')이 추종하는 정치인이 최고 권력자가 됐었다면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을까? 지금의 결과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았다. 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의 말이다.


우리 선생님께서 만약 나라를 얻으셨다면, 이른바 (백성들을) 세우면 서고 이끌면 나아가고 편안하게 해 주면 따라오고 동원하면 호응하는 그런 상태가 되었을 것이오. ②


개 딸(또는 '개들')이 사랑하는 그 정치인이, 정치적 수명 또는 물리적 생명을 다한 후 수십 년 후에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난 그걸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아래와 같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오늘 내 점심을 걸 수도 있다.


“그분의 삶은 영광스러웠고 그분의 죽음은 슬픔으로 가득했다(其生也榮, 其死也哀)”②




윗 구절은 내가 논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이다.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추억해 주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천국 안 가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공자는 행복한 사람이다. 또 공자를 이렇게 추억할 수 있는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도 행복한 사람 임에 틀림없다. 그것이 다른 의도가 없이 진정 스승을 그렇게 생각했다면 말이다.



대문 그림 :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의 상상도이다. (출처;https://zrr.kr/Jo04, 검색일, 2023. 03.03.)


① 도올 김용옥 지음『우린 너무 몰랐다 – 해방,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 통나무. 서울. 2019. pp. 163-179. - 내가 이 책의 의견에 무조건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당시 미·소가 협력해 뭘 한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유치하며 의도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② 류종목 지음 『논어의 문법적 이해』 ㈜문학과 지성사. 서울. 2020. p.625. 원문과 전체 해석은 다음과 같다. (밑줄은 본문에 인용한 부분이며 본문의 괄호는 내가 채웠다)

진자금이 자공에게 "선생이 중니에게 공손하게 구는 것이지, 중니가 어떻게 선생보다 낫겠습니까?라고 하자 자공이 말했다. "군자는 말 한마디로 지혜롭다고 여겨지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지혜롭지 못하다고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니 말이란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오. 우리 선생님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은 마치 사닥다리를 타고 하늘에 오를 수 없는 것과 같소. 우리 선생님께서 만약 나라를 얻으셨다면, 이른바 세우면 서고 이끌면 나아가고 편안하게 해 주면 따라오고 동원하면 호응하는 그런 상태가 되었을 것이오. 그분의 삶은 영광스러웠고 그분의 죽음은 슬픔으로 가득했으니 어떻게 우리가 따라갈 수 있겠소?"

陳子禽謂子貢曰: "子爲恭也, 仲尼豈賢於子乎?" 子貢曰: "君子一言以爲知, 一言以爲不知, 言不可不愼也. 夫子之不可急也, 猶天之不可階而升也. 夫子之得邦家者, 所謂立之斯立, 道之斯行, 綏之斯來, 動之斯和. 其生也榮, 其死也哀, 如之何其可及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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