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개털기 22화

수술한 개털이

6. 고해(苦海)

by 누두교주

개털이가 만 10살이 지난 어느 날부터 ‘요가’를 하는 것 같았다. 앉아서 다리 하나를 치켜들고 머리를 쳐 박는 자세였는데 자세히 보니 생식기를 핥는 것이었다. ‘참 개 같은 자세를 취한다’ 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 빈도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정상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아내와 아이들도 문제점을 인식했고 병원에 가기로 의논을 모았다. 2014년 8월 24일 일요일 오전, 아내와 나는 개털을 데리고 예약한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했고 ‘자궁 축농증’ 진단을 받았다. 원인 치료를 위해 자궁 적출 수술을 하기로 했다.


수술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수술이 끝나고 적출한 장기를 확인했다. 건강해 보이지 않는 검붉은 색이었고 생각보다 훨씬 컸다. 한참이 지나 혀를 길게 빼문 개털이 축 늘어져 나왔다. 아내가 조심스레 녀석을 감싸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 도(道) 통한 개털이는 불과 몇 시간 지나 회복을 위한 몸짓을 시작했다. 개털이 마취가 깨는 동안 아내는 닭 가슴살을 삶고 북엇국을 사람 먹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뭉근하게 푹 끓이는 등 뭔가를 열심히 준비했다.


여름 해가 다 넘어간 시간에 개털은 목도리도마뱀 패션(1)을 하고 눈을 반짝이면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아내는 그 초롱 한 눈빛이 너무 반갑고 고마웠고 또 아내가 준비한 회복을 위한 영양식을 “짭~ 짭~“ 먹어주는 개털이가 너무 대견해 눈물이 났다고 한다(2). 개털이는 9월 3일 실밥을 뽑았다. 물론 더 이상 요가는 하지 않았다.




(1) 수술 후에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도록 목에 소위 ‘깔때기’라는 것을 씌워 준다. 정식 명칭은 ‘엘리자베스 칼라’라고 한다.


(2) 내가 수술하고 집 에와 뭔가를 먹었을 때는 전혀 감격하지 않았었다.


위 사진 : 수술한 개털이.

한참이 지나 혀를 길게 빼문 개털이 축 늘어져 나왔다. 여름 해가 다 넘어간 시간에 개털은 목도리도마뱀 패션을 하고 눈을 반짝이면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아래사진 : 개털이 적출물.

수술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수술이 끝나고 적출한 장기를 확인했다. 건강해 보이지 않는 검붉은 색이었고 생각보다 훨씬 컸다. 아마도 병이 깊어 그런 것 같다. 어쩌면 좀 일찍 중성화 수술을 해주거나 늦어도 일 년전 스케일링해줄 때 수술을 해 줬으면 개털이의 삶의 질도 좋았을 테고 힘도 덜 들었을 텐데 하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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