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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램 Oct 14. 2024

전하지 못한 마음이 낮은 걸음으로 돌아왔다

뭐라도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
틈을 노려본다
뭐라도 한마디 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너에게 열려있지 않다 여길까 싶어
기어이 한마디 하고 싶은데
도무지 끼어들지 못한다.


네 곁에서

너의 흐느낌 사이를 채워주는
사람들의 말속에

나는 끼어들지 못해
가슴에 헛 공기만 채워진다. 

너에게 건네지 못한 한마디가
두고두고 내게 맺힐까 봐
너에게 전해지는 수많은 말 중에
내 한마디가 해열 진통 효과를 가진
알약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기에

너 하나만 생각하자 하고선
건네지 못한 한마디에

내 생각을 하고 있다
그 꼴이 보기 싫어

나 아닌 다른 이들 안에

너를 두고 돌아선다.

미안함인지

미련함인지

봄비에 적셔 무거워진 마음을

종잇장에 적다 보니 어느새 다 말라버린 마음


뭐라도 해주고 싶었던 마음은

신발을 급히 구겨 신고 현관문을 나섰다가

늦은 밤 낮은 걸음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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