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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램 Aug 26. 2024

도리를 찾아서


도리를 혼자 찾으려는 일은

외롭고 고된 일이었다.


도리를 지키는 일을 여럿이 나눠하면

도리를 다 할 수 있는 시간을 채우는 듯 보였다.


도리를 찾아 떠난 니모와 니모의 아빠처럼

자식 된 도리

부모 된 도리

사람 된 도리를 하려는 우리의 모습은

모두 제 각각이다.


물길 따라 유유히 가기도 하고

거슬러 힘겹게 가다 지쳐 떠밀리기도

서로 바통 터치하며 숨을 고르기도 한다.


사람 된 도리를 다 하고 살기란 쉽지 않음에도

사람 된 도리가 채워줬던 풍요롭던 사랑도

너무 급히 당겨 쓴 모양인지

'내 할 도리는 다했어!'라며

하나 둘 손을 털고 일어나 걸어간다.


걷고 걷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될까

도리질 치며 돌아서

다시 도리를 찾는다.


자꾸 잊고 사는 물고기 도리처럼

자꾸 잊고 사는 도리

도리깨로 깨 털듯 

도리를 찾아서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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