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를 혼자 찾으려는 일은
외롭고 고된 일이었다.
도리를 지키는 일을 여럿이 나눠하면
도리를 다 할 수 있는 시간을 채우는 듯 보였다.
도리를 찾아 떠난 니모와 니모의 아빠처럼
자식 된 도리
부모 된 도리
사람 된 도리를 하려는 우리의 모습은
모두 제 각각이다.
물길 따라 유유히 가기도 하고
거슬러 힘겹게 가다 지쳐 떠밀리기도
서로 바통 터치하며 숨을 고르기도 한다.
사람 된 도리를 다 하고 살기란 쉽지 않음에도
사람 된 도리가 채워줬던 풍요롭던 사랑도
너무 급히 당겨 쓴 모양인지
'내 할 도리는 다했어!'라며
하나 둘 손을 털고 일어나 걸어간다.
걷고 걷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될까
도리질 치며 돌아서
다시 도리를 찾는다.
자꾸 잊고 사는 물고기 도리처럼
자꾸 잊고 사는 도리
도리깨로 깨 털듯
도리를 찾아서 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