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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Jul 15. 2023

프로티언 커리어 = N잡러 + 조용한 퇴사?

고용 위기와 불안을 딛고 피워내야 할 커리어

2023년 현재 고용에 대한 유연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례 없던 Covid-19 위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감원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였고, 이런 환경변화는 조직 구성원들의 가치관에도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기존의 장기고용을 보장하던 직장의 개념에서 전문화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는 계기가 된 듯하다.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의 경력을 회사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써 스스로 경력을 책임져야 하는 ‘새로운 경력시대(new career)’가 찾아오게 되었다. 이는 과거의 경력개발 개념과는 달리 개인의 책임이 중시하는 개인주도의 경력개발 패러다임으로 변화를 의미한다.

뉴커리어 시대! 프로티언 경력의 등장!!

Proteus(프로테우스 신)

경력개발의 주체가 개인으로 이동하면서 프로티언 경력(protean career)이 출현하였다(Hall, 2004). 프로티언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신 ‘Proteus’에서 유래되었는데,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기업의 다운사이징, 글로벌화 등 조직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변화는 조직이 더 이상 조직 구성원의 경력개발을 책임질 수 없게 되자 평생직장에 대한 개념은 평생 직업이나 고용가능성의 개념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프로티언 경력의 핵심가치는 자유와 성장이다. 전통적 경력개념인 일-중심 자기(work-self)와는 다르게 총체적 자기(whole-self)를 중요하게 인식한다. 전통적 경력의 특징이 회사의 주도로 이뤄지는 수직적이고 직무기반의 경력이동 이라면, 프로티언 경력은 전문성 향상을 목표를 위해 개인 주도로 이뤄지는 역량기반의 경력이다. 경력에 대한 성공 기준도 차이를 보이는데, 임금, 승진, 직위, 권력과 같은 수직적이고 객관적인 경력 성공을 중시 여기는 전통적 경력과 달리 개인의 고유성에 기반한 주관적 경력성공을 중시 여긴다.

프로티언 경력과 전통적 경력의 차이

프로티언 경력지향성은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의 두 가지 개념으로 설명된다. 그 중에서 가치지향성은 궁극적으로 경력 결정의 나침반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프로티언 경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치 중심적이며 이들이 궁극적으로 자유, 의미, 성장을 지향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치지향성은 외적인 보상 보다는 자신에게 내재된 고유의 가치를 기반으로 심리적 성공을 추구한다.


반면, 자기주도성은 외부의 통제나 영향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것으로 자신 스스로 경력에 대한 책임을 지는 정도를 의미한다. 즉 자기주도성이 강한 사람은 경력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과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경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새로운 직무와 기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탐색해 나아간다. 경력개발에 대한 통제소재(Locus of control)를 자신으로 여긴다는 의미가 된다.


프로티언 경력은 태도나 경향성(trait)으로 개인의 성격 특성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개발을 통해 강화가 가능한 영역 이기도 한다.




"N 잡러 그리고 조용한 퇴사"


주위를 돌아보면,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 관련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부캐(부가적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사람을 자주 접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거나 자신의 경력을 활용하여 취업 멘토링을 해주거나 코치로서의 활동에도 참여한다. 이러한 부가적인 활동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회사의 업무 형태가 아니라 본인이 좋아서 찾아 하는 일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부가적인 이익 창출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본업이 대체되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플 수 있다. 하지 말라고 하려니 업무시간 외적인 활동이라 명분도 서지 않고 뚜렷한 이유가 불분명하다. 업무 몰입이 약해지니.. 업무 기밀이 유출될 수 있으니.. 실제 기업에 몸 담고 있는 필자의 지인들(조직 관리자, 경영자)도 직원들의 이러한 N잡러 현상에 대해 표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고민만 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다양한 설문결과들를 살펴보더라도 향후 N잡러는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그 이유는 평균수명 연장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이들이 과거에 비해 더 많아 지기 때문으로 나타난다(잡코리아 & 알바몬, 2020).


N잡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필자는 이러한 N잡러 현상을 커리어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도 본다. 왜냐하면, 승진과 급여인상 등 권력과 권한의 상승을 추구하던 전통적 경력에서 더 높은 개인의 자유와 성장을 추구하는 프로티언 경력으로 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례 없던 Covid-19 코로나 위기 상황을 겪으며 전문화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고 스스로의 고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들이 다양한 페르소나(가면)를 쓰고, 부캐(부가적인 캐릭터)를 열심히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커리어 감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뭐든 찾아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회사에 몰입하지 않는 조용한 퇴사의 시대

대퇴사 시대!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를 살펴보자. 이 개념들은 최근 몇 년간 인사 담당자들에게 커다란 화두였고,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업무를 더 열심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 여기까지만.." 업무의 성과 경계를 세워 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기업 경영과 대치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회사 안에 있는 내가 내 일이나 업무환경에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어떻게든 만족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본질은 자율성, 역량감, 관계성으로 대표되는 기본적인 욕구가 회사에서 충족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티언 경력은 회사에 긍정적? or 부정적?


프로티언 패러독스란 새로운 경력시대 조직과 개인이 주목해야 할 가치 있는 현상으로 여겨지는데(Hall, 2018), 최근 프로티언 경력의 출현이 가속화되고 가치중심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경력관리가 개인이 추구하는 목적과 이익(경력)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퇴사나 전직 등에 높은 영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주도적인 노력을 통해 개발된 직무역량이 결과적으로 자신이 속한 팀이나 회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네탓 내탓 할 사안이 아니라 개인과 회사의 Win-Win 관계 설정이 필요해진다.




새로운 경력시대! 개인과 회사의 Win-Win ?


그 회사 재택근무 하나요?

요즘 경력시장에서 구직자들이 헤드헌터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그 회사 재택근무 하나요?" 필자는 이 질문이 매우 의미 심장하게 다가온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자율성" 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요즘의 업무 선호 환경에 강조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발맞춰 회사들도 근무 유연제를  통해 근무시간과 장소를 직원 개인이 직접 결정하도록 자율성을 많이 부여해 가고 있는 추세이다.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더 나아가 집중 근로시간(10:00-16:00)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도 점차 늘고 있다. 직무에 따라 업무 방식이 다르다는 특수성을 인정하여 주 52시간 내에서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 근로제도 또한 대기업 위주로 시행이 확대되고 있다. 업무방식에 있어 자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프로티언 경력으로 가치관이 빠르게 이동해 가고 있는 현재 자연스럽게 합의된 제도이다.


다른 업무를 경험해 보고 싶어요

둘째, 유연 근무제가 일하는 물리적 시간을 확장한 것이라면, 업무 유연제를 통해 개인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경험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만약, 기업의 규모가 커서 전문 영역이 명확하여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면, 업무의 비중을 10~20% 정도 조정해 보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로티언 경력의 목표는 심리적 성공에 있고, 유연성과 고용가능성을 높여 나가기 위해 전문성 향상을 높은 가치로 여긴다.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된다는 의미다. 다양한 일과 관련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업무환경은 이들에게 개인의 경력 만족을 통해 더 높은 업무성과로 연결된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Reference


Hall, D. T. (2004). The protean career: A quarter-century journey.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65(1), 1-13.


Briscoe, J. P., Hall, D. T., & Frautschy DeMuth, R. L. (2006). Protean and boundaryless careers: An empirical exploration.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69(1), 30-47.


Hall, D. T., Yip, J., & Doiron, K. (2018). Protean careers at work: Self-direction and values orientation in psychological success. Annual Review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and Organizational Behavior, 5(1), 12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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