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담양군 금성산성 캠핑장
5월은 늘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라고 생각해 왔다. 덥지않고 선선하다고 느껴지는 시기이다. 올해 5월엔 기억과 다르게 무덥던 며칠이 있었고, 16일이 그날이었다. 최고기온은 30도였기에 여름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한 기온이었고, 최저기온은 10도로 일교차가 20도였다. 우리 가족은 이 독특한 날씨가 있었던 5월 16일과 17일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산성 캠핑장에 있었다.
이곳에 가기 전 30도의 날씨가 예상됨을 보여주는 일기예보를 확인했지만, 와닿진 않았다. 30도 이상의 기온이 있는 계절이 지나간 지 오래였기에 그 더위의 느낌을 잊었었다. 막연하게 덥겠구나 정도 생각할 뿐이었는데, 캠프사이트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무더위에 당황했다.
피칭을 마치고 우리 가족은 모두 매점에 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었다. 갑자기 찾아온 여름 날씨에 아이스크림은 더 시원했고 달콤했다.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다행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넓은 캠프사이트엔 우리밖에 없었다. 산에 있는 사이트는 숲과 달리 나무로 둘러싸여 있지 않아 트인 시야가 있었고 덕분에 개방감이 있었다. 또 한편으론 아무도 없었던 탓에 고립감도 함께 있었다. 이런 트인 고립감은 처음이었는데, 자연 속에 우리 가족만 있는 이 느낌이 좋았다.
조용한 산속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모닥불을 피우고 시간을 보내며 밤에 대한 준비를 했다. 캠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많은 것들이 정리되지 않았고 용도에 딱 맞는 장비들이 많이 없었다. 여전히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감을 못 잡았고 전반적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했던 시기였는데, 밖에서 보내는 시간은 마냥 좋았다. 자연환경이 주는 특별함도 있었고, 평소에 겪어 보지 못한 생활이기 때문에 새롭고 신기했기 때문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신나 하는 딸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밖에서의 시간을 마냥 좋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였다.
산속에서의 밤은 캄캄했다. 고라니 같은 동물들의 소리도 났는데, 혜원이는 무서워했고 나와 딸은 신기해했다. 텐트 근처에 와서 우리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우리 가족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근처에 오진 않고 멀리서만 바라본 모양이다. 그래도 산속에 여러 동물들과 함께 밤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좀 더 자연 속에 깊이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우리 가족은 캠프사이트를 떠났다. 1박 2일의 짧은 캠핑으로 아쉬움이 있었지만 즐거움과 새로움이 가득했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