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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 Ception Oct 30. 2020

디 셉션, 코믹콘에 가다.

팬들 앞에 선보인 디 셉션 콘텐츠

2017년 8월 코믹콘이 최초로 서울에서 열렸다. 배트맨을 좋아하고 미국 히어로 콘텐츠를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정말로 기대가 되는 이벤트였다. 그렇게 구경을 하던 중 우연히 같은 학교 동기를 만나게 되었다. 그 동기는 한 부스의 일원으로 참석했다고 말했으며, 자신이 해당 부스 중 2층을 디자인했다고 했다. 나에게는 이게 정말 큰 충격이었다. 이렇게 크고 멋진 전시에 디자이너로 참여했다니. 부스를 뒤로하며 생각했다. 


나도 언젠가 코믹콘에 꼭 전시부스로 참가해야지.


2018년 졸업 프로젝트가 끝나고 2019년이 되었다. 우연히 코믹콘 개최 사실을 보게 되었고, 잊고 있던 목표가 생각났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코믹콘에 참여의사 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디 셉션은 코믹콘에 갔다. 






코믹콘 서울 2019는 디 셉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코믹콘은 캐릭터 산업의 주된 소비자 층이 모이는 행사이기에 디 셉션의 제품 방향성과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캐릭터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기업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디 셉션은 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추후 다른 기업과의 협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이 전시에 참여했다.




1인 프로젝트에서 팀 프로젝트로


2018년 졸업전시 프로젝트를 통해 디 셉션의 방향성에 어느 정도 확신이 생겼다. 그렇기에 이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목표가 생겼고 이를 위해 코믹콘에 참가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혼자서는 3일간의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협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마술 시연을 할 수 있으며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전시 자체를 준비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동시에 기존 졸업전시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관심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인원이 필요했다. 모교의 마술동아리에서 6년 동안 활동했던 경험을 통해 동아리 인원 중 실제 전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원을 미리 선별하여 개인 연락을 통해 참여를 문의했다.  


행사에 필요했던 것은 크게 3가지였다. 콘텐츠, 부스 디자인, 그리고 콘텐츠를 보여줄 공연자. 코믹콘 행사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했기에 이를 위해 콘텐츠 기획팀을 구성했다. 모교 동아리에서 마술공연 감독을 수차례 지낸 인원을 팀장으로 하여 콘텐츠 자체에 관심이 많은 인원으로 팀을 구성했다. 부스 디자인팀은 모교 건축학과를 다니고 있는 인원으로 구성했다. 사진과 시각 작업물에 관한 도움을 얻기 위해 모교 시각디자인과 인원도 팀에 합류했다. 아래는 모집한 인원의 조직도이다.


 

리드 디자이너

고동재


콘텐츠 기획 팀

이상훈, 최범준, 황선우, 이동재


공간 기획 팀

변상일, 이용우, 임경태


퍼포먼스 가이드

고동재, 이상훈, 최범준

변상일, 이용우, 황선우

이동재


사진

나예찬, 이상훈, 고동재


카드 제작

송승환




코믹콘 서울 2019 디 셉션 전시 부스


부스 바깥쪽 테이블
퍼포먼스 가이드가 배트맨 마술을 관람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관람객들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테이블에서는 배트맨 카드에 대한 설명과 마술 시연을 즐길 수 있는 도슨트 퍼포먼스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했다. 행사 특성상 관람객이 한 부스에 긴 시간 머무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시각적이면서도 빠르게 전달 가능한 마술 위주로 선별을 진행했다. 설명과 마술 퍼포먼스를 포함해서 3~ 5분 정도 길이의 콘텐츠를 선보였다. 

부스 내 도슨트들은 모두 서서 관람객을 맞이했다. 관람객과 같은 눈높이를 유지하여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자 앉아있을 때보다 많은 인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배트맨 카드와 포트폴리오를 배치하여 관람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전시했다. 오른쪽 사진은 리들러 챌린지라는 이벤트인데 관람객이 일정 금액을 후원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추첨 이벤트였다. 초록색 공과 검은색 공을 준비해서 통 안에 넣고 관람객 중 검은색 공을 꺼내는 인원에게 배트맨 카드를 증정했다. 리들러에게서 배트맨을 구해낸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디 셉션 부스 중앙 벽: 배트맨 조명의 활용
리드 디자이너가 배트맨 아트워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전시 부스 메인 벽면에는 배트맨 조명을 제작해서 부착했다.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것과 동시에 배트맨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기업의 시선을 끌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메인 벽면에 배트맨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이 조명 덕분에 멀리 있는 관람객에게도 부스의 존재를 인지시킬 수 있었고 디자인을 설명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


부스 앞쪽 테이블에서 설명을 들은 관람객 중 더 자세한 설명을 듣길 원하는 인원은 전시 부스 안으로 불러와 디 셉션의 브랜드 스토리와 배트맨 카드 디자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제공했다. 부스 내에서는 디 셉션 케이스와 에코백과 같은 굿즈와 연계가 되는 마술 시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굿즈가 전시되어있는 오른쪽 벽으로 동선을 이끌었다.



디 셉션 오른쪽 벽: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디 셉션 굿즈

카드는 국내에서 익숙한 제품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카드를 기념품 혹은 놀이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지만 국내에서 카드는 실용적인 제품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에게 보다 실용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품군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티 셔츠, 에코백, 스마트폰 케이스와 같이 보다 일상적인 제품에 배트맨 카드 속 아트워크를 적용하여 굿즈를 제작했다. 

실제 제품을 관람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DP를 하고 싶었고 그 방법으로 벽면에 굿즈를 매달게 되었다. 물론, 모든 제품을 DP 한다면 다른 벽면에 비해 복잡해질 수 있기에 실제 착용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비교적 큰 면적을 차지하는 에코백을 전시했다. 스마트폰 케이스의 경우 테이블에 배치하였으며, 티 셔츠의 경우 퍼포먼스 가이드가 입고 있는 것으로 보여줬다.



리드 디자이너 도슨트 퍼포먼스

리드 디자이너 도슨트는 배트맨 카드를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을 상세히 전달하는 퍼포먼스다. 배트맨 카드를 디자인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된 과정부터 현재의 배트맨 카드가 탄생할 때까지의 내용을 마술을 통해 표현했다. 10~15분이 소요되는 퍼포먼스로 디 셉션 브랜드에 대한 설명과 배트맨 카드의 디자인 과정에 대한 설명을 녹여낸 마술 공연이었다. 

왼쪽 사진은 디자인과 마술의 결합을 로프 연결 마술을 통해 표현하고 있고, 오른쪽 사진은 관객이 고른 종이의 재질이 배트맨 카드의 케이스 재질과 일치하는 예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리드 디자이너 퍼포먼스의 경우 시도 자체는 좋았으나, 공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과 중간부터 보면 이해가 힘든 부분 등 행사와 맞지 않는 부분이 다수 발견되어 자주 진행하지는 못했다. 







에필로그


코믹콘 행사 기간에는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후원을 통해 제품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후원을 통해 증정하는 제품은 배트맨 카드와 배트맨 카드 포트폴리오 두 종류였다. 후원 금액을 3가지로 나누어 배트맨 카드 포트폴리오, 배트맨 카드, 그리고 배트맨 카드와 포트폴리오를 함께 증정하는 옵션을 준비했다.

 

국내 소비자의 경우 부스를 방문한 인원의 50% 정도가 카드를 증정받았다. 배트맨 카드보다는 스마트폰 케이스와 에코백 제품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카드라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그다지 실용적인 제품이 아니기에 예상했던 결과였다. 해외 소비자의 경우 부스를 방문한 인원 중 80% 정도가 카드를 증정받았다. 카드가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고 실제로 카드를 쓰는 사람이 많아 국내 소비자에 비해 증정률이 높았다. 전체적으로 부스 방문객 중 65%가 카드를 증정받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협업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국내 마술 도매 업체인 JL 측에서 추후 배트맨 카드를 제작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고 마블 카드 디자인 관련해서도 디자인 외주 제안을 받았다. 또한, 시공사 측에서도 협업을 제안해왔고 현재 시공사와는 몇몇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코믹콘 행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행사 시작 1달 전이었다. 준비 없이 도전했고 무모하다고 생각했으며, 행사를 하면서도 수정해야 하는 사항이 많았다. 배트맨 카드는 행사 시작일 직전 날 밤에 완성품이 도착했다. 그러나 이 경험이 나에게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동시에 얼마나 값진 일인지, 그리고 함께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해 준 뜻깊은 경험이다. 만약, 고민하고 있다면 눈 감고 도전해보라. 다른 세상이 열린다. 

이전 11화 도슨트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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