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을 무시할 수 없다면
책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길고, 팔리는 일은 생각보다 짧다.
어느 서점에서 판매되는지, 어떤 책이 꾸준히 읽히는지 매일 데이터를 확인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가 전부일까?
책이 잘 팔리면 좋은 콘텐츠를 만든 것일까?
아니면, 콘텐츠가 좋아서 책이 팔리는 걸까?
데이터를 보면 방향을 정할 수 있을까?
방향을 정하면 데이터가 움직일까?
책을 만들면서, 책을 팔면서, 계속해서 생각한다.
텀블벅을 통해 책을 펀딩하는 것은 단순한 판매 이상의 의미가 있다.
책이 나오기도 전에, 독자가 먼저 손을 들어주는 방식.
그런데 후원이 취소됐다.
홍보에만 집중했지, 정작 누군가는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다는 걸 놓쳤다.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며 깨달았다.
책을 만들고 팔기 위해선, 단순히 홍보가 아니라
그 책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먼저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책에도, 영상에도, 어디에나 악플이 달린다.
처음에는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말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무시하면 돼."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신경을 안 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조금 더 건강한 피드백 문화가 필요한 건 아닐까?
나 역시, 내 글을 읽고 상처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어느 날, 1225브라우니바에서 초콜릿을 샀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한 조각을 먹으며 생각했다.
세상엔 다정한 것들이 더 많다는 걸.
누군가가 상처받아 속상해할 때,
"그냥 무시해."라는 말 대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달달한 거 하나 먹고 기분 풀어요."
가끔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빠, 나중에 아빠 일기 보면 안 돼?”
첫째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내가 남기는 글이, 어쩌면 미래의 누군가에게 가닿을 수도 있겠다고.
오늘의 기록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읽히는 날이 오겠다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