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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박변 Oct 15. 2020

뉴욕박변: 코로나 시대에 인맥 쌓기

취준생들을 위하여: 새롭게 변한 이 시대에 살아남기

오늘은 재정적 자유 말고 좀 다른 얘기를 할까 합니다. 사실, 취업을 잘해서 월급이 늘어나면, 내가 재정적 자유를 달성하기 쉬워지니 크게는 연결고리가 있기는 하겠네요.


저는 현재 제가 졸업한 뉴욕의 로스쿨에서, 흑인+라티노+아시아인 총동창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 로스쿨 학장에게 어떻게 하면, 마이노리티 학생들이 성공적으로 취업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조언하는 고문으로 있기도 합니다. 요즘 어느 회사나 눈에 불을 켜고 '다양성 존중'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마이노리티 학생들이 로스쿨에 오는 비율은 아직도 낮고, 졸업 후에도 처음부터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는 더 어려운 게 현실이죠.  그래서, 로스쿨에서 마이노리티 학생들에게는, 공부만큼 중요한 것이 인맥 쌓기인데, 이건 인맥을 통해 첫 직장을 구하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서 대면하는 이벤트도 모두 중지되자, 로스쿨 학생들이 취업난 걱정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졸업생 중에, 4명의 변호사가 학생들과 1시간 동안 줌을 통해 우리가 미리 경험하며 알게 된 것들을 학생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중 한 명은, 항공사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고, 또 한 명은 대형 극장계 변호사이며, 마지막 한 명은 작년에 로스쿨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스타트업을 시작한 변호사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여자 변호사들이고, 두 명의 라티나, 한 명의 흑인, 한 명의 아시아인으로 구성된 패널이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네 명 모두, 커리어에 있어 다 인맥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 중 한 명은 두 살짜리 아들이 있는 엄마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에는 어떻게 인맥을 쌓아야 할까요?


어제 나눈 대화 중 몇 가지 팁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1.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강연하러 가면,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강연을 똑같이 들으러 왔더라도, 그냥 듣고 가버리면 그 사람과 나의 연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는 놓치게 되죠. 그 수많은 사람 중에 몇몇은, 강연이 끝나면 개인적인 질문을 하거나 감사 인사를 하러 오죠. 그중에서도, 특별히 머릿속에 남는 몇 명이 있습니다. 함께 나눈 대화가 특별했거나, 그 사람의 태도 (Attitude)가 인상 깊었거나, 특이한 경력을 가졌거나, 아니면 단순히 'Vibe' 그 사람이 내뿜는 에너지가 기분 좋게 했을 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저로 하여금 '이 사람의 미래가 궁금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람들입니다. 그럼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어떤 사람으로 각인되고 싶은지를 고민하세요.


나만의 특별함이 뭔지. 내가 잘하는 게 뭔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기억하도록 하세요.


예를 들면, 저는 한국 기업이나, 한국계 미국 기업에 관련된 케이스가 로펌에 오면 800명 변호사들이 제일 먼저 저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했습니다. 제가 영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bilingual attorney'이며,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10년 정도 거주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미주 중앙일보에 기고를 하기도 했고,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미국 회사들을 상대로, 한국과 미국의 법률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세미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로펌 내에서 많은 변호사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하면 저를 떠올리게 됐고, 이제는 제게 한국기업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제게 바로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옵니다. 또 이례적으로, 파트너가 아닌 '나름 어린' 변호사를 한국 출장을 보내기도 했고요. 아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도 '나름 어린'변호사 중에는 유일하게 강연자로 참여하기도 했고요.


나에게는 어떤 특별함이 있고, 이것을 어떻게 짧은 몇 분 안에 상대방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기초공사를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실행해 보세요.


그런 후, 요즘에 온라인으로 열리는 이벤트나 강연회에 열심히 참여하고, 질문 시간에 미리 고민해 놓은 질문을 하세요. 그리고 그 강연자의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으면, 이메일로 짧고 간결하게 강연에 대해 고맙다는 얘기를 전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 만일 답장이 오면, 정기적으로 그 분과 소통하면서 관계를 이어나가세요.


2.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다시 연락을 취하세요. 


놀랍게도 이 와중에, 어제 패널 중 한 명의 변호사는 이직을 했습니다. 이 변호사가 해 준 조언입니다.


원래 친하게 알고 지내던 사람들 중, 내가 이직을 하고 싶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그래서 요즘에 그 분야에서 제일 화두가 되고 있는 이슈가 무엇인지도 듣고, 그 회사에서 채용을 하고 있는지도 물어보세요. 공식적으로 웹사이트에 올라오지 않더라고, 내부적으로 구인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또, 미국에 많은 회사들은 직원이 추천한 사람이 채용이 되고, 일정 기간 근무를 마치면 이에 대해 보상해 주기도 합니다. 어차피 헤드헌터를 통해 구하는 것보다, 현재 직원이 추천하면 더 믿을만하고, 직원에게 주는 보상이 더 적으니까요. 그래서 상대방 입장에서도, 내가 그 회사에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추천할 인센티브가 있죠.


3. 나의 'Virtual Presence'를 레벨업 하세요.


통계에 따르면 취업 인터뷰 전에 80%의 고용인이 SNS를 확인한대요. 내가 미래 고용인이 알지 않았으면 하는 포스팅이 있다면 미리미리 관리하세요.


링크트인 프로필은 마지막으로 언제 업데이트하셨어요? 거기에 자세한 경력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요즘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페북 인스타만 하지 말고, 링크트인을 통해 퍼스널 마케팅을 하세요.


예를 들면, 저는 어제 같은 강연이 있으면, 강연 전에 'I am exicited to be able to share my experience and advice with law students tonight at 7 p.m. re: Networking During a Pandemic'이라며 강연 플라이어와 함께 포스팅을 하나 하고, 강연이 끝나고 나면, 함께한 강연자와 주최 측을 태그 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올리곤 합니다. "Thank you for giving me an opportunity to share my two cents with law students tonight re: Networking During a Pandemic."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링크트인을 잘 활용하면 퍼스널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죠. 그럼, 이 포스팅을 보고 비슷한 강연을 해 달라는 연락이 오기도 하고 동시에 내 링크트인에 연결된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업데이트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죠.


4. 진짜 실력을 키우세요.


인맥이 좋아 운 좋게 취업을 하긴 했는데, 성과나 실력이 별로면 나를 추천해 준 그 사람에게도 미안하고, 또 그런 일은 다시 오지 않겠죠. 요즘 코로나로 재택근무하고 있으시다면, 자투리 시간을 잘 사용해 보세요. 우선, 내가 어느 분야를 잘 improve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실행 계획을 세우세요.


예를 들어, 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영어로 이메일 쓰는 것이 겁난다면, 하루에 하나씩 영어로 된 이메일을 읽고 공부해 보세요. 강의도 좋고, 책도 좋고, 유튜브도 좋고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하는 게 쉽도록 루틴을 정하세요.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 실제로 가능한 공부 시간 (하루 10분도 좋아요) 등등요.


저도, 영어로 법원에서 말로 싸우고, 영어로 글로 싸우고 하면, 멘붕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왜 난 이 모양이지?' 엄청난 자기 학대를 수없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그러더라고요. 예를 들어, 외국인이 성인이 돼서 한국에 와, 사법고시를 치고, 한국 법원에서 한국어로 재판한다고 생각하면 대단하지 않아? 언니는 그걸 하고 있잖아!'라고요.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나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서 우리 함께 성장해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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