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유일하게 후회하는 것 두 가지
저는 이미 흘러간 과거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만약 시간을 돌릴 수 있게 된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요?"
누군가 물을 때마다 항상
이런 식으로 대답했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어요.
시간을 돌려도 여전히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모습으로 살 거니까요."
그런데 일을 멈추고
진지하게 나의 몸과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뼈 아프게 후회하는 점이
두 가지나 생겼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 글에서 적었듯 독서다운 독서 없이,
두 번째는 '기록'하지 않고
지난 10년을 그냥 흘려보낸 것.
일하면서 매일, 모든 순간이
항상 힘들고 괴롭기만 했던 건
결코 아니었는데.
기록이 없으니 분명히 있었을 반짝이는 순간들이
기억 저편으로 모두 흩어지고 사라져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부분이 정말 후회가 되고, 아쉬웠어요.
직장으로 출근하는 대신
아침 개관 시간에 맞춰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잔뜩 쌓아 놓고 읽는 동안
마음에 남기고 싶은 문장들,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문장들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종이 필사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제가 선택한 방법은 디지털 필사.
Padlet에 인상 깊은 문장들을
모두 담으며 책을 읽었어요.
독서 기록을 padlet에 하면서,
블로그도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어딘가에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았고,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혼자가 아니라고,
멀리서 글자로나마
꼭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둘씩 글을 쓰면서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나를 바라보고,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고,
지나온 저의 삶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조금씩 스스로 답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용기 내어
브런치 작가 신청도 도전했고,
이렇게 기록을 쌓아가고 있네요.
휴직을 시작할 때의 제가,
스스로 이만큼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시작하게 될 거라고 예상했을까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저 더 이상은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누군가에게,
최소한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될 기록을 멈추지 않겠다 결심했고
그대로 실천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글을 써야,
기록을 해야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보입니다.
꾸준히 기록하며
엉킨 마음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고,
때로는 감정을 쏟아내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고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은 책을 읽지 않고,
기록도 안 하며
일상을 버티듯이 살았지만.
이제는 항상 옆에 책이 있을 거고,
기록을 멈추지 않을 거니까
앞으로의 10년은 분명,
지난 10년과 다를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우리 같이,
운동을 하며 몸을 돌보고
독서와 기록으로
마음을 돌보면서
조금씩 강해져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나를 다그치거나
포기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