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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거리 소설가 Jan 11. 2024

(단편소설) 방황하는 수사 (9)

(9) 사건의 진실

그날 아침도 어느 평범한 가정집의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간에 일어난 봉팔, 그리고 그를 위해 아침을 차리는 미진.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미진의 복부의 큰 멍일 것이다. 어제도 일이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술에 취해 미진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예전 같았으면 봉팔이 미진에게 사과했겠지만, 요즘에는 그러지 않는다. 하지만 미진은 괜찮았다. 오늘은 그 날이기 때문이다.      


 미진은 우선 봉팔이 출근하자마자 그와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결혼식 액자부터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캐리어에 싣고 버렸다. 그리고 마트에서 칼을 구매하고는 민수에게 연락했다.      


 “민수씨 이제 준비 다 됐어요. 언제 쯤 올 수 있어요?” 

 - 10분내로 도착해요.

 “네 민수씨”     


 통화를 마치고, 집에 도착한 미진은 자신이 사온 칼을 자신의 지문을 없애기 위해 면포로 정성스레 닦은 뒤, 식탁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그 앞에 앉아 잠시 허공을 응시했다. 그 때, 초인종이 울리고 민수가 어색한 미소로 그녀에게 인사했다. 그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민수가 먼저 계획대로 미진에게 찔린 스토커인 척 하기 위해 작은방에 미진이 사온 칼을 품고는 바닥에 앉았다. 미진은 그가 준비가 된 것을 확인 하곤 봉팔에게 전화했다.     

- 어 왜?

“여보, 며칠 전에 이야기한 스토커가 오늘 우리 집 안 까지 왔었어요”

- 그래서?     

봉팔은 화들 짝 놀랐다.     


“제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칼로 그를 찔러 버렸어요. 이제 어떡하죠?”

-일단 내가 갈게, 거기 가만히 있어   

  

봉팔의 회사와 집까지의 거리는 대량 20분 정도. 민수는 봉팔이 올 때까지 숨직이며 그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가 도착해서 미진의 안내를 받아 그녀가 찔렀다는 스토커의 정체를 확인하러 온 순간, 민수는 자신의 품에 안고 있던 칼로 봉팔을 찌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미진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민수가 1~2분 간 저항하지 못하는 봉팔을 찌를 때, 미진은 그의 핸드폰에서 경찰에 연락한 흔적을 발견하고는 당황했다.  

    

원래의 계획이라면, 민수가 집을 빠져나간 후, 미진이 신고를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처음에 잡히고, 민수의 밀항이 끝났을 때, 미진은 ‘민수의 협박으로 인해 거짓 증언을 했다는 이유 등을 붙여’ 진술을 번복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봉팔이 미리 신고를 했기 때문에 최소 5분 안에 경찰이 들이 닥친다는 것을 의미했다. 민수는 이 상황에 대해서 빠르게 생각하고 행동했다.      


“미진아, 일단 여기 앉아서 그냥 울고만 있어, 그리고 3일 정도는 묵비권을 행사해, 그리고 나는 3일 동안 봉팔이 되어있을 거야, 너랑 나랑은 별거중인 상태고, 그 후에 밀항이 예정된 3일 뒤에 그 때 진술을 번복해. 그 때는 이미 나는 중국에 있을 테니까 기소중지상태가 될 테니 경찰도 어쩔 수 없을 거야. 우리 좀만 힘내자”

“알겠어요 민수씨”     


민수가 말을 마치자 바로 경찰이 들어왔다. 미진은 민수의 말대로 그 곳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민수는 자신의 몸에 피가 튀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눈치 채고는 미진의 손을 닦아 주는 척하며 그의 옷에 피를 묻히는 장면을 경찰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민수는 경찰이 오기 전에 챙긴 봉팔의 신분증을 태수에게 보여주며, 자신이 미진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는 자진해서 경찰서에 출두하여,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받고 나온 민수는 자신이 한 달 전에 예약한 밀항선에 몸을 싣기 위해 인천부두로 출발했다. 그리고 안전하게 배에 올라탔다. 민수가 배에 타고 있을 시점에 경찰들은 편의점 알바생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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