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2~4일차
25.7.15. 화요일
8시 기상 성공.
회사에 가서 인수인계를 하느라 하루를 다 썼다.
6시쯤 집에 와서 재활용쓰레기를 버리고 친척집(같은 아파트)에서 저녁을 먹고 왔다.
청소는 못하고 하루 끝.
자정 전 취침 성공.
25.7.16. 수요일
8시 기상해서 라디오 어플 켜고 졸면서 듣다가 9시 기상.
친척집에서 10시에 아침을 먹고 같이 마트에 갔다 왔다.
오후 3시 청년센터에 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책도 잠깐 읽고 왔다.
돌아오는 버스를 탈 때까지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 중간쯤부터 미친 듯이 쏟아졌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신발과 양말이 다 젖었다.
6시쯤 도착해서 빈둥거리다가 8시가 넘어 청소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거실 바닥을 치웠다. 거의 모든 공간이 바닥이 보이질 않고 걸어 다닐 때마다 이것저것 발에 차인다. 항상 거슬렸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살아왔다.
평소에는 작은방에 주로 있지만, 여름에는 에어컨 때문에 거실에서 생활한다. 소파침대 옆에서 주방으로 가는 길과 베란다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 쓰레기는 종량제봉투에 담고, 재활용쓰레기를 분류하고, 책은 일단 자리를 찾지 못해서 침대 위에 올려뒀다.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닌데 힘들어서 30분 하고 치우면서 보던 누워서 마저 보고 다시 30분 청소했다.
자정 전 취침은 실패. 오래 외출을 해서 잘레딥(입면을 도와주는 수면제)을 안 먹어도 잠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2~3시쯤 겨우 잠들었다.
25.7.17. 목요일
새벽에 늦게 자서 8시 20분에 깼다가 다시 잤다. 12시에 전화벨이 울려 겨우 일어났다. 작심삼일의 저주인가? 기상은 실패했으니 3일 동안 못 지킨 다른 계획이라도 실천해야지. 전화를 받고 친척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밥을 얻어먹고 친척아기 분유를 먹이는 게 소중한 일과가 되었다. 이제 5개월이 된 아기는 방긋방긋 잘 웃고, 밥도 잘 먹고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
산책 겸 카페에 갔다. 가계부에 이번 주 지출을 정리하고, 어제 청소하다가 침대에 올려놨던 책을 한 시간 동안 읽었다. 처음부터 휴직 미션에 30분 독서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자격증 공부도 있는데 주말에는 시작해 봐야지.
집에 돌아와서 단백질셰이크, 방울토마토를 먹었다. 바로 청소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늘어져있다가 또 8시가 넘어서 겨우 시작했다. 오늘은 묵혀뒀던 고양이 배설물 봉투를 버리기로 했다. 부끄럽지만 좀 많이... 오래된 것들이다. 종량제봉투가 20리터짜리만 있어서 편의점에서 10리터짜리 한 묶음을 사 왔다. 종량제봉투에 담다가 결국 하나가 터졌다. 끔찍한 냄새가 났는데 치우면서 눈도 따가웠다. 10리터짜리 4개가 나와서 양손에 두 개씩 들어보려다가 하나가 또 터졌다. 이번엔 종량제가 터진 거라 많이 새어 나오지 않아서 다행히 금방 치웠다. 어떻게 처리할까 하다가 반정도 차있던 20리터 봉투에 그대로 넣었다. 봉투값이 아깝지만 할 수 없지.
접이식 카트에 싣고 나가서 버리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아서 기분이 이상해졌다.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기분인데... 이렇게 봉투에 넣어서 묶고 버리면 간단히 끝나는걸 왜 몇 개월 동안(1년이 지났을지도 모른다.) 끌어안고 있었을까?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양말은 빨래바구니에 넣으면 되는 걸 알면서도 못한 것처럼. 그동안 내가 심각하게 고장나있었구나.
자정 전 취침은 또다시 실패했다. 잘레딥까지 먹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열었다가 게임만 했다. 약을 먹는다고 게임하다가 기절하듯이 잠드는 것도 아닌데 멍청했다. 결국 잘레딥을 한 알 더 먹고 잠들었다.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게 노력하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