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에는 내 몸이 내가 원하는 강도로 움직일 수 있을까? 다리가 가벼울까? 무거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일 아침 뛸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나는 다이어리에 매일 한 운동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내 다이어리에 '조깅'이 처음 표시된 날은 2022년 2월 10일 목요일이다. 시간은 오후 3시. 장소는 일산호수공원. 달린 거리는 900M. 이렇게 나의 달리기는 시작됐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실외에서 뛰면 '조깅', 실내 러닝머신을 뛰면 '러닝'이라고 적는다. 왠지 '조깅'이 실외에서 뛰는 느낌이 난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렇게 달리기에 빠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나는 '달리기'라는 운동이 정말 싫었다. 어려서부터 농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달리기 그 자체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2022년 2월만 해도 내가 달리기에 중독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달리기 하면 머릿속에 드는 생각 첫 번째는 '힘들다'였다. 중고등학교 때 체육시간에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를 했던 것을 기억하면, 달리기는 '헉, 헉'거리는 숨소리와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만 주는 힘든 운동이었다.
달리기의 두 번째 생각은 '지겹다'였다. 그나마 100M 등 단거리 달리기는 시간이 짧지만, 제대로 운동을 하려면 최소 10~20분은 달려야 할 것 같은데, 그 시간이 생각만 해도 지겹게만 느껴졌다. 실제로 운동 좀 해보겠다고 피트니스 가서 러닝머신에 오르면, 10분만 걸어도 지겨웠다. 나의 몸은 운동을 좀 한 것 같다고 하는데, 막상 시간 확인해 보면 5분 겨우 지났을까 말까 하니, 실제로 뛰면 얼마나 힘들고 지겨울까? 그래서 뛰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저들은 무슨 재미로 뛰는 걸까?"
그랬던 내가 2022년 5월 22일부터 2년이 넘도록 매일 아침 달리고 있다.(러닝을 처음 제대로 시작한 것은 2월이지만, 매일 뛰기 시작한 건 5월부터다.) 날씨 때문에, 또는 전날 무리한 일정 때문에 뛰지 못하는 날은 마치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을 하지 않은 것처럼 하루 종일 찝찝하다. 괜히 마음이 불안하고, 더 예민해진다. 그렇다. 바로 금단현상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매일 30분 이상은 뛰려고 노력한다. 뛰기가 힘들면 걷기라도 한다.
달리다 보면 컨디션이 좋을 때도 있지만 왠지 다리가 무겁기도 하고, 왠지 숨이 더 차기도 하고, 괜히 정신적으로 지겨울 때도 있다. 그래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뛰고 나면 늘 기분이 개운하다. 그래서 달리기를 멈출 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난 달리기를 할 거야!'라고 마음먹고 지금처럼 뛴 것은 아니다. 900M에서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조금씩 속도를 높여 왔고,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매일 아침 5KM 이상 뛰고 있다. 그리고 그 거리와 시간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목표다. 달리기 고수들이 보면 나는 아직 '런린이' 단계일지 모른다. 고수들처럼 빨리 뛰지도, 오래 뛰지도 못하지만, 나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달리기의 매력에 빠지면서, 달리기에 관한 책과 영상을 자주 찾아보곤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책과 영상은 기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어떻게 뛰는 것이 옳은 자세인지, 뛸 때 하체, 발 접지력 또는 운동 루틴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등 체계적인 달리기를 코칭하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달리기 초기에 내가 궁금했던 것은 달리는 동안 그 지루함을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혼자 고민하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해 보면서 그 공포스러운 지루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달리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달리기의 공포스러운 지루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러너들마다 자기만의 방식이 있겠지만, 그래도 나만의 방법을 다른 런린이들과 공유하고, 그 즐거움을 함께 느끼고 싶다.
나는 달리기 또는 운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이거나 체계적인 운동법을 이야기할 수 없다. 또한 체계적인 운동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나 영상은 많기 때문에 굳이 내가 그 이야기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달리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생각과 나만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