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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도 될까요?

런린이 다이어리 71

by 견뚜기

2023년 11월 30일 '무슨 생각을 하면서 달리십니까?: 부제 런린이 다이어리' 첫 화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달리십니까?'를 시작했다. 1년 반동안 매주 1개의 글을 올렸다. 벌써 이 글이 71번째 글이다. 마음 같아선 100개를 채우고 싶었는데.


지난 7월 26일 '달리기에 대한 갈증을 푸는 법'을 올린 이후 글이 뜸했다. 아니 사실 쓸 거리가 없었다.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궁금해서'였다.

남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달리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며 괴로운 순간들을 이기며 달리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길래 저렇게 즐겁게 달리는 걸까?

남들은 나랑 같은 생각을 할까? 아님 다른 생각을 할까?


특히 프로 마라토너들 보다는 나 같은 아마추어들이 달릴 때 하는 생각들을 알고 싶었다. 내가 달리면서 하는 생각들을 올리면서 다른 러너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런 홀릭(Run Holic)의 궤도에 오르도록 돕고 싶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달리다 보니 쓸 거리가 무궁무진했다. 괴로운 순간을 이기는 생각들, 자연의 변화에 도취되어, 다른 러너들을 보며, 새로운 루트를 찾아 달리며, 내 달리기 자세를 느끼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달리는 순간순간이 글의 소재가 됐다.


그러다가 작년 10월 오른발에 족저근막염이 왔다. 병원을 다니며, 달리기 강도는 낮추거나 쉬면서도 달리기를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아니 사실상 무리를 한 셈이다. 그러다가 올해 4월 이후로 달리기를 쉬고 있다. 달리지 못하니 런린이 다이어리 소재가 떠오르지 않았다. 예전에 구상한 아이디어로 글을 써도 생동감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글도 쉬었다. 쉬니까 계속 쉬게 됐다.


'발이 나아지면 또 열심히 달리고 뛰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기약이 없다. 조금 나아졌다 싶어서 바로 내일 달리고 싶지만, 또 통증이 심해질까 봐 두렵다.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바로 발 뒤꿈치에서 신호가 온다. 그래서 새로운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다. 매주 목요일 브런치에서 글을 올려야 되는데 한동안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다는 독촉 메시지가 부담으로 쌓여 갔다.


그래서 '런린이 다이어리'를 공식적으로 쉬기로 했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쉬기로 했다.


"말없이 쉬자니 구독자분들에게 왠지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나아지고 다시 달릴 때까지 '런린이 다이어리'는 휴재하고자 합니다.


모자란 글이지만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어서 나아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그동안 성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견뚜기 드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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