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는 365일 공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빙그르르! 열차 안에 손잡이를 비스듬히 잡고 세상 혼자인 듯 은신 춤을 추어대던 댄싱머신 청년.
판소리 득음한 듯 걸걸한 목소리로 찬송가를 한 곡조 길고 높게 뽑아내며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던 가수 아주머니.
아슬아슬 위 태위태 걸음마다 취권을 마스터하는 빨간 코의 도시의 무림고수 아저씨.
대한민국이 나를 술 마시게 한다며 청중 없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읊으며 모노드라마를 보여주던 1인극 배우 할아버지.
성경책을 한 손에 높이 받쳐 들고 주문을 외우는 주술 마법사 아저씨.
알 수 없는 혼잣말을 읊조리며 열차를 런웨이 삼아 이 칸 저만 워킹하며 옮겨가는 음유시인 자유인.
정착하지 못한 아름다운 예술가들이 넘치는 이곳은
예술의 전당 뺨치는 지하철의 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