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꾸이 Nov 17. 2019

행복한 통역사

당신의 사랑언어는 무엇인가요?

사랑의 언어는 서로가 다 달라서 나름의 통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기를, 공감해 주기를, 물어보아 주기를. 


하지만 그것의 나의 언어였을뿐 상대의 언어는 아니었다. 상대의 언어를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은 큰 벌을 받게 되는데 그 벌로 사랑의 언어가 들리지 않는다. 

그저 내 방식대로의 사랑의 언어를 고집하느라, 또 알아서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욕심에 눈과 귀가 멀었었다. 

주위에 이미 울리고 있는 사랑의 소리들에는 귀를 틀어막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다들 달라서 나름의 통역이 필요한데 어릴때는 모국어 즉 내가 원하는 사랑의 언어로 해주지 않으면 잘들리지가 않았다. 내 언어를 알아주지 않는 마음이 억울해 분노가 되기도 했었다.


티비에서 좋은 것이 나오면 빨리 보러 오라고 안방에서 길고 크게 나를 부르는 소리.

늦은 밤 보고 싶다며 걸어 온 영상통화.

이불을 박차고 잠든 나에게 낑낑대며 이불을 끌어 등을 덮어주는 손길. 

갓 만든 반찬을 맛보라고 입으로 막막 쑤셔 넣어 주는 것. 

머리에 묻은 티끌을 살짝 떼어 주는 것. 

밖에서 내 생각이 나서 내몫까지 싸왔다는 시루떡. 

해야 할 과제들로 잠 못들고 있을때 함께 밤을 지새며 잠들지 않아 주는 것. 

밥 잘챙겨먹어라,건강 챙겨라, 이거먹어라 저거먹어라, 우산 챙겨라 

뻔하지만 소중한 잔소리들. 

가족간에 표현법은 서로 다르지만 나름의 사랑의 언어들.

문득, 나도 사랑받고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사랑의 언어는 계속 되고 있는데 이 언어는 들으려는 사람에게만 들린다.

누군가는 새벽에 맑은 약수물을 떠오는 것으로 누군가는 아침에 신선한 토마토를 가는 것으로 누군가는 이 요리는 정말 최고야라는 표현으로.


내 언어로 표현 해주면 참 좋겠지만 이제 나도 그들의 언어를 배워서 표현해주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를 배우면 영어하는 사람들과 대화 할 수 있듯이 사랑의 언어를 배우면 사랑하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영어도 중국어도 아닌 사랑의 언어이다. 

그래야 만날 수 있다. 

서로를.


사랑의 언어를 통역하는 행복한 직업.

내 꿈은 사랑언어 통역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