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꼬치와 아저씨
미취학 어린이였던 그 시절 어린 나는 엄마가 준 백 원을 매일 매일 아끼고 아껴 모았다. 그건 순전히 떡꼬치를 사먹기 위함 이었는데 그 달콤 새콤함이 꽤나 중독적이었는가 보다.
당장 백 원 넣고 하는 뽑기에 쓰지 않고 행복을 유예시킨 다는 것은 꼬마에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니까……. 그런데 지금도 생각나는 그 떡꼬치 집은 항상 어린 나를 시험에 들게 하였는데 이유인즉슨 판매대에 오른 떡꼬치의 크기와 길이와 양이 전부 달랐던 것이다.
재각각의 모양을 한 떡꼬치들이 켜켜이 쌓여있었고 그중에 하나를 내가 간택하면 아저씨가 신나게 빨갛고 새콤한 양념을 발라서 “옛다” 하고 주시는 거였다.
그러니 7살 남짓한 그 꼬마가 그 앞에서 얼마나 서성이고 고민했겠는가 ‘저게 더 큰가? 아닌데 이게 가로 길이가 길잖아~아니야 저건 떡개수가 더 많아 보여…….’늘 심각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고르고 아저씨가 양념을 발라 손에 쥐어주면 신바람이 나서 집으로 가는 길을 막 뛰어 갔던 것 같다.
그 날도 어느 날처럼 고개를 갸우뚱해가며 가장 큰 떡꼬치를 골라 아저씨에게 받아 들고 흥분해서 자리를 뜨려던 찰나! 아뿔싸 난 떨어뜨리고 말았다.
나의 떡꼬치를-
고개를 떨어뜨리고 흙이 잔뜩 묻은 떡꼬치를 보게 된 나는 흥분이 허망함으로 변하는 순간이 얼마나 속상한 것인지 배웠다. 세상이 멍한 진공상태로 바뀌는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그때 나의 진공상태를 깨고 말을 걸어준 아저씨를 올려다보니 빨간 양념을 듬뿍 바른 새 떡꼬치를 나를 향해 내밀고 있었다.
나는 그때 고맙다는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사실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따뜻한 마음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나는 아직도 초등학생처럼 떡꼬치를 참 좋아하는데 그때 먹은 맛을 재현해 보고 싶어서 이래저래 시도해 봤는데 되지를 않았다.
이제 나는 내 스스로의 힘으로 떡꼬치를 10개도 사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 떡꼬치 한 개가 먹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그때 그 아저씨는 왜 모양이 재각각인 떡꼬치를 만들어 파셨던 걸까?
덧붙이는 글 : 여러분도 떡꼬치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