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는 신선이 산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습기가 무거워지는 여름이면 봉래산은 어김없이 구름모자를 쓴다.
때로는 둥글둥글한 빵모자를,
때로는 한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꼬리달린 모자를,
또 어떤 날에는 산봉우리 절반만 살짝 가리는 반쪽모자를 쓴다.
마치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 쓰는 듯하다.
바람이 세게 불어오는 날이면 더욱 재미있다.
구름모자가 살랑살랑 흔들리다가 훌렁 벗겨져 날아가고,
잠시 후 다시 새로운 모자가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쓰고 벗고, 또 쓰고 벗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멋쟁이 신선의 장난 같다.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에는 아침 출근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