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럭
지난 5일 EBS 한국기행에서 방영된 늙은 호박 먹인 미꾸라지 어죽집을 보면서 사장님의 높은 창의력에 감동했다.
우연하게 미꾸라지에게 늙은 호박을 먹였는데 미꾸라지 흙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방송을 보면서 그 맛이 몹시도 기대된다.
30여 년 농사지으며 나름 맛을 좀 안다고 자평했는데 극강의 고수를 만나게 되어 너무도 기뻤다. 미꾸라지에게 소똥을 먹이는 얘기는 알고 있지만 늙은 호박을 먹이는 것은 듣은 바도 없으며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늙은 호박은 노폐물 배설을 돕고 부기를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좋아 산모들이 산후조리에서 꼭 먹는 음식이다. 사람 몸에 노폐물을 배출하더시 미꾸라지 몸의 노폐물도 제거해 준다는 것에 놀랐다.
호박과 미꾸라지는 궁합이 잘 맞는다. 전라도에서는 추수가 끝난 가을 연한 호박잎을 대바구니에 치대어 추어탕을 끓인다. 시래기 추어탕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있는 맛이 난다. 호박잎의 까슬까슬한 식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또한 호박잎맛이 미꾸라지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시래기의 물컹한 맛과 아주 대조적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최고의 맛 중에 하나가 호박잎으로 끓은 추어탕이다.
창의력이란 본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수천수만 번의 경험을 쌓은 가운데 진행되는 실험적 도전이 창의력이다.
세상사는 한번 보아서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백번 천 번을 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자꾸 보고 다시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창의력의 원천이다. 어죽 사장님의 비범한 창의력 멋진 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