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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 만난 물개 Mar 15. 2021

다이빙하면 고래상어도 만져 볼 수 있어요?

고래상어 만지면 어떤 느낌이에요?

음.. 고래상어를 만진다...

우선 질문에 답 하자면, 고래상어의 외피는 상당히 단단하고 보기와는 다르게 거칠거칠한 감촉을 지닌다.
하지만, 이는 내가 책을 보며 공부한 내용이고 실제로 만져본 적은 없다.
다이버는 해양생태계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즉, 수중생물을 만지는 행위는 다이버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중 하나이다.

사진 출처 : unsplash.com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우리가 다칠 수 있다.
대다수의 해양생물들은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사람에게 호의적인 생물이라 해도 야생동물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습성을 지닌다.
만약 인간이 만지려고 할 경우, 이들의 방어기제가 다이버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


수중생물이 먼저 다가와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실, 딱 한 종류의 물고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참고 :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해?
하지만 본인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주 작은 생물일지라도 인간에게 과감하게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어떤 생물을 만지려고 한다면 그들은 우리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들이 어떤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대체로 모른다.
그중에는 상당히 위험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생물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다이빙 협회는 바닷속에서 그 어떤 것도 만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 눈에는 인간이 설치한 인위적인 구조물처럼 보이는 것일 지라도 만지면 안 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중생물이 이미 그 구조물을 은신처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 : unsplash.com


두 번째로는 인간의 무심한 손길에 해양생물이 다 위험이 있다.
해양생태계는 정말 엄청나게 다양한 생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는 고래상어처럼 거대하고 튼튼한 생명체도 있지만, 아주아주 섬세하고 연약한 생명체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이런 섬세한 생명체들에게 우리의 손은 엄청나게 위험한 흉기로 작용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스침이 이들의 방어기제를 깨뜨리고,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지도 모른다.
심지어 많은 수중 생물은 방어막처럼 몸에 점액질을 두르고 있는데, 인간의 사소한 터치 한 번에 이 점액질이 손상될 수 있다.
이는 세균 감염, 기생충 감염, 인지능력 저하, 피부의 삼투압 조절 실패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져, 수중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진 출처 : unsplash.com


해양 생태계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하게 얽혀있다.
즉, 우리가 함부로 건드렸을 경우 어떤 결과가 일어날지는 우리가 감히 예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책임질 수 없는 일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책임 있는 다이버가 할 행동이 아니다.


자연은 거대하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이 거대한 자연을 인간의 편협하고 좁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자주 범한다.
마치, 돌고래의 미소 띤 듯한 입모양과 온순한 성격을 보고, 수족관에 갇혀 죽어가는 돌고래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풍부한 먹이를 받아먹으며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라고 우리 마음대로 해석하고 합리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거대한 자연을 대할 때는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남아있을 때 본연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고, 지구는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사진 출처 : unsplash.com


이 글을 읽어주신 구독자분들 중 이미 다이버이거나 언젠가 다이버가 되는 분이 계시다면, 자연을 존중하는 법에 대해 한번 더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셨기를 바란다.
다이버는 말 못 하는 해양생태계를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주는 '대사(Ambassador)'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파괴자'나 '사냥꾼'은 다이버의 역할이 아니다.

사진 출처 : unsplash.com



  참고 : 고래상어에 대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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