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닥을 닦고 있지만, 사실 인생을 돌아보고 나를 청소하는 중이다.
1.
매일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닥을 쓸고 닦는 일이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자잘한 먼지와 돌멩이들이 어김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엔 짜증이 났다.
“어제 그렇게 치웠는데 왜 또 있지? 대체 어디서 이렇게 계속 생겨나는 걸까.”
그런 마음으로 빗자루를 들었다. 내 눈에 보이는 불순물들은 손님 눈에도 보일 테니까. 그렇게 시작했지만, 이상하게도 바닥을 쓸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머릿속이 말끔해진다. 내 마음도 그만큼 정돈되어 있고, 복잡했던 생각이 하나씩 풀린다. 청소가 나를 비워내고, 또 채워주는 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2.
어느 날엔 바닥을 쓸다 말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단순히 깨끗함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애정이 닿아 있는 일이구나.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만든 공간을 내가 좋아하니까 손이 가는 것이다.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서리까지도 신경이 쓰이는 건, 이곳이 내가 아끼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로는 다른 가게를 가도 바닥부터 보게 됐다. 이상하게도 만족스러웠던 가게들은 하나같이 깨끗했다. 바닥도, 선반도, 장식품도 손길이 닿아 있었다. 먼지가 없어도 좋고, 있어도 신경 쓴 흔적이 느껴지는 곳. 그걸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공간의 사소한 부분도 마음을 쓰는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그 사람들이 만드는 음식이나 제품들이 좋겠구나.'
그때 알았다. 내가 마음을 둔 만큼의 정성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바닥과 선반을 매일 닦는 사람이, 음식을 대충할 리 없지 않는가. 그 이후로 다짐했다. 어떤 일을 하든, 사소한 것에도 정성을 담자. 남들이 안 본다고 대충 넘기지 말자. 그게 기획서든, 이메일 한 줄이든,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이든. 정성을 담으면, 그것은 어딘가에서 분명히 보인다.
3.
하지만 정성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바닥은 완벽하게 깨끗해지지 않는다. 닦고 돌아서면 다시 쌓이는 먼지.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도 모를 자갈들. 한동안은 그게 싫어서 두 시간 넘게 청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제자리였다. 그래서 어느 날 마음을 바꿨다.
“매일 80%만 하자.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렇다고 대충하는 건 아니다. 오늘 놓친 자갈은 며칠 안에 사라졌고, 덕분에 공간은 늘 단정함을 유지했다. 중요한 건 한 번에 끝내는 게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손길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제야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었다. 나는 완벽주의자였고, 그래서 자주 지치고, 자주 포기했다. 그런데 완벽이라는 건 착각이었다. 아무도 도달하지 못하는 허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완성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매일 80%를 쌓아가되, 그 안에 최대한의 진심을 담는 사람.
그게 지금의 나고, 내가 만들어가고자 하는 나다.
4.
사소한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마음과, 완벽을 내려놓고 매일을 이어가는 태도는 서로 모순되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있을 때 더 단단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바닥을 닦는다. 닦이는 건 바닥뿐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매일의 청소를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할지 조금은 더 알게 된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청소를 하면서 매일 나에게 이 말을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성스럽게 매일을 살아낸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단단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