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시(詩)
언제 무슨 이유로 폐쇄가 되었는지
알 수 없는 불 꺼진 놀이공원
그 옆을 지날 때면 낮에라도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진다
어두워지면 멀리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멈춰버린 대관람차
그 아래로 똑바로 줄지어
아련한 노란빛을 내뿜는 가로등과
그 아련함을 품어 어른어른 비춰주는
잔잔한 강물의 흐름이 주는 묘한 조화
한 때는 아이들의 신나는 함성과
즐거운 비명에 복작거렸을
저곳에는 이제 적막과
뭔지 모를 사연만 남은 듯하다
어두워진 초저녁 강물에 비친
대관람차는 그렇게 멈추어 있었고
강 건너 아련한 풍경에
나도 그렇게 멈추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