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엄마는 웃음치료사 과정의 수강생 중 각기 다른 연령대인 40대, 50대, 60대의 마음이 따뜻한 참가자와 친구가 되었다. 웃음이 많은 세 사람은 웃음치료 수업 중 무대에서 시연하는 시간이면 뻘쭘하게 서서 겉도는 엄마와 큰누나를 팀에 끼워주었다.
그중 손재주가 뛰어난 가장 연장자인 60대 주부는 웃음치료사 자격과정을 마친 후 종이접기 교육을 구청에서 무료로 받으며 자원봉사를 다녔다. 귀에 침을 놓는 이침을 배웠다는 40대 주부는 잔잔한 웃음으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수수하고 겸손한 그녀의 남편이 개척교회 목회자라고 아주 나중에 전해 들었다. 그녀는 이후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발의 건강을 전도하는 족부 치료를 강의하고 있다.
이목구비가 또렷한 50대 주부는 가장 활발하고 통통 튀는 활력이 넘치는 energizer 주부로 구청 노래 경연에 출연했다. 이후 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1년 과정의 노래강사 전문가 과정을 마치고 종횡무진하는 노래강사가 되었다.
똑같이 웃음치료사 자격을 얻은 뒤 1년 만에 그들의 발자취는 Frost의 '가지 않은 길'을 향하는 중이다.
구청 산하 자원봉사단체에서 활동 중인 60대 주부는 새로운 구인이나 행사 정보를 곧잘 접한다. 그녀는 자신은 이미 신청했다며, 누나 엄마에게 '50대 이상 할머니'로 신청자격이 제한된 서울시청 산하 기관의 '동화구연가'모집 신청을 추천했다. 응시원서,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을 이메일로 제출했다.
'할머니... '
낯선 이름인 '이야기 할머니' 실기시험을 치르는 날에 학생들 앞 강의에 이골이 난 경력의 누나 엄마는 '청심환을 사 먹을걸' 하는 후회를 했다. 번호표를 받고 대기 중에 마음속 나비가 100마리쯤은 날아다니는 듯 떨렸다. 동화를 요약한 멋진 교구들을 미리 마련해온 동화구연 유경험 응시자들이 50명쯤 앉아있는 회의실 앞의 무대에서 무경험자인 엄마는 교구를 준비한 게 없어서 맨숭하게 동화구연을 하였다.
대부분 현재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 동화구연가로 참여 중인 응시자들로 서로 눈인사들을 나누느라 바빴다. 5분 이내에 이야기를 표정과 손짓, 발짓, 목소리의 변화를 활용한 이야기 전달 대상은 주 1회 주말에 시청 도서관을 방문하는 초등학교 아동과 학부모이다.
목소리도 작았을 누나 엄마의 이름이 10명의 이야기할머니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합격자 전화를 시청 담당자로부터 받은 엄마는 아주 오랜만에 시험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그렇게 누나 엄마랑 큰누나는 2인 1조의 동화구연팀이 되었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고 큰누나는 독서 후 활동 준비를 했다. 동화에 나오는 동물 모양을 색종이로 초등학생 방문객과 함께 접었다. 누나 아빠는 집에서 40여분 거리의 그곳 도서관까지 엄마와 누나를 안전하게 데려다주고 주차장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
운전자 옆좌석은 큰누나 자리이다. 누나가 아픈 이후 멀미를 줄이고자 시도했는데 효과가 좋다. 앞 좌석에 앉은 큰누나는 차창으로 하늘을 보며 금세 잠들 수 있어서 차량 이동 중 멀미나 매스꺼움이 줄었다. 택시의 경우 가끔 찌든 흡연 내음과 거친 운전에 난감했던 경험들이 있어 큰누나는 택시가 아직 불편하다.
쉽지 않은 실기시험을 치르고 뽑은 10명으로 구성된 이야기팀의 주 1회 예정인 '이야기 할머니 프로그램'은 학원 일정과 겹치는 아이들의 도서관 이용이 적은 탓에 월 1회도 겨우 할 만큼 드문드문 이야기할머니 프로그램의 명맥이 유지되었다. 그렇지만 큰누나네는 세 사람의 기분 좋은 드라이브 여정으로 햇살을 맞으며 밖을 걷는 즐거운 기회가 되곤 했다.
동화 읽어주기를 하는 날엔 지구본과 세계 벽지도를 준비해서 참여 아동과 함께 동화내용과 관련된 지명과 국가를 찾아보며 잠시 넓은 세상으로 이끌었다.
색종이, 크레파스, 풀, 가위, 실 등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큰누나와 독후활동을 하는 시간에는 확실히 누나 엄마보다는 큰누나의 인기가 많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그림동화 읽기가 삼십 대의 큰누나와 오십 대 엄마와 아빠의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움츠린 누나도 엄마도 사회적 동물임에 틀림없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햇살이 눈에 드는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