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아름답지 않다.
많은 것이 부재하다.
가족, 돈, 사랑, 관심, 지지, 이해 같은 것들이,
그 별 것 아닌 것들이
사람을 살고 싶게도,
살고 싶지 않게도 한다.
그 결핍은 현재 존재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미래에게 가질 수 있는 것들까지 제한한다.
무자비한 결핍과 부재 속에
저마다의 방법으로
살아가고, 살아낸다
틸다와 이다는 알코올중독자 어머니와 살고 있다. 틸다는 수학을 아주 잘하는 대학생으로, 아르바이트로 어린 이다와 골치 아픈 엄마를 부양하고 있다. 베를린 대학의 박사과정을 제안받았지만 이다를 엄마에게 맡기고 집을 떠날 수 없어 자신의 마음에 계속 브레이크를 건다. 틸다는 마음이 힘들 때마다 수영장 레인을 스물 두 바퀴 돈다. 살아내기 위한 루틴이다. 숨을 쉬기 위해 잠수를 한다.
빅토르는 자동차 사고로 부모님과 동생들을 모두 잃었다.
동생 이반은 틸다의 친구였다.
언제부터인가 그가 나타나 수영장을 돈다.
틸다는 그런 빅토르를 자꾸만 쳐다본다.
삶은 늘 평범하고 혹은 평범하지 않다.
그런 삶의 평범함과 비범함이 얽혀 인연을 만들고 마음을 키운다.
그 마음과 이성이 뒤엉켜 인연을 이어가기도 하고 놓치기도 한다.
소설은 주인공 틸타의 생각과 마음의 흐름과 그로 인한 행동을 섬세하고 잔잔하게 그려낸다.
틸타의 마음에 내가 포개져 마음이 아프다.
틸다와 이다, 빅토르는 자신들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며 성장하고, 응원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나는 그 과정이 아프다.
잘 쓴 소설은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한 소설을 여러 번 읽지 않는데 이 책은 두 번 읽었다.
참... 잘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