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걸을 때면 엄마는 본인보다 느린 내 걸음을 답답해하며 빠르게 걷기를 재촉했고, 나는 꼭 나란히 걷지 않아도 각자의 속도로 걸으면 될 텐데 재촉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불쑥 너랑은 짜증 나서 같이 못 가겠다며 화를 버럭 내고는 나를 내버려둔 채 혼자 빠르게 멀어져 갔다. 그런 종잡을 수 없는 마음과 신경질적인 성격까지 꼭 닮은 채로, 그때 나를 두고 멀어져 가던 엄마와 나는 이제 비슷한 나이가 되었다. 무방비한 상태로 쇼윈도를 마주치면 거기에는 그때의 엄마 같은 얼굴을 한 내가 있다. 그럴 때면 버스에서 내려 끽해야 십 분인 거리를 한 번도 발맞춰 걷지 못한 사이면서 서로 비슷한 얼굴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소 복잡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