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식구의 탄생>
책 읽는 법을 가르쳐달라던 철훈의 당찬 요청은 매일 저녁 지연과의 작은 스터디로 이어졌다.
철훈은 출근 전 두 시간 동안 지연과 근처 카페에서 함께 책을 읽기로 합의했다. 연구실 출근 말고 다른 일을 만들고 싶었던 지연도 철훈의 제안이 싫지 않았다. 본래 낯을 가리는 지연이었지만 왜인지 철훈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철훈의 투명하고 단순한 성격 덕에 단 하루 만에 너무 쉽게 파악되어 버린 것이었다.
어둑어둑한 밤 근처 카페에서 만난 둘은 어색하게 자리 하나를 잡았다. 철훈은 <데미안>을 읽고 지연은 논문을 읽기로 합의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지연의 맞은편에서는 끙끙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연은 머리를 긁적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철훈을 흘끗흘끗 쳐다봤다. -뭐가 좀 느껴져요?- - 아뇨. 뭔 개소린지- 혼란스러워 보이는 철훈을 향해 지연은 말했다.
- 카인이니 야곱이니 압락사스니 어려운 말들이 많이 나오지만 데미안은 결국 성장소설이에요. 그러니까 철훈씨도, 철훈씨의 삶을 떠올리며 읽어봐요
철훈은 서른 둘이 되기까지의 삶을 떠올렸다. 철훈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반에서 꼭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수업 내용도 어려워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는데, 그때 하필이면 집에 큰 빚이 생겨 학원을 다닐 만한 돈이 없었다. 포항에 사는 철훈의 형이 대방어 양식장을 한다고 사업을 벌였다가 진 빚을 부모님이 대신 갚아준 탓이었다. 홀로 공부를 한다고는 했지만 결국 돌파구를 찾지 못한 철훈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예 공부를 놓아버렸다. 공부에 미련을 두지 않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 대신 군대에 다녀왔다. 못 배워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서울로 올라와 악착같이 공사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배달일도 함께 했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도시는 무정했다. 어리고 순진했던 철훈은 인력사무소에서 2년치 인건비를 떼먹혔다. 그 일로 철훈은 스물 여섯의 나이에 원래 살던 셋방에서 쫓겨나 동네 부동산을 전전해야 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 곳이 화락맨션이었다. 철훈의 사정을 알게 된 주인아저씨는 말했다.
- 방 넓이는 9평 정도 되니 아주 좁지는 않을 걸세. 월세는 20만원만 주게나. 남은 돈은 잘 모아서 나중에 필요한 데 쓰고.
철훈은 마당 한가운데에서 아이처럼 펑펑 울며 말했다. 세상에 아저씨같은 사람이 있어서 참 다행이고, 내가 아저씨를 만난 게 더 다행이라고.
철훈의 삶은 항상 밝은 그의 성정과 달리 꽤 어두웠다. 아등바등 배달일을 하며 벌써 10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생각하는 힘은 굳었고, 매일매일의 생계에만 신경이 쏠렸고, 배달 박스에 치킨박스 쌓는 기술만 늘어갔다. 철훈은 자신이 그 배달박스에 갇힌 사람 같았다. 배달 일 말고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자신은 항상 투명 배달박스 안에 갇혀있을 것 같았다. 꿈도 희망도 와이프도 없는 볼품없는 인생이다. 아, 그래서 결혼에 절실해졌던 건가. 와이프가 나를 배달박스 바깥으로 꺼내줄 것 같아서? 생각에 잠긴 철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지연은 손을 척 내밀며 말했다. - 그 책 잠깐 나 줄래요? - 그리고선 몇 번 <데미안>을 뒤적이더니 한 문장을 읽었다.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갑자기 뭔 소리예요?
- 데미안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인데, 어떻게 생각해요?
철훈은 뜨끔했다. 우울한 배달박스에 대한 고민을 읽은 건지 지연은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놓고서 궁금하다는 듯 철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동그랗고 차분한 눈과 마주치자 철훈은 당황해서 눈을 피했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잠시 주저하던 철훈은 솔직해지기로 했다.
- 무서운데요
- 왜요?
- 뭐, 계란 껍질은 별로 두껍지도 않으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손가락 하나로 박살 내겠죠. 근데 새는 모르잖습니까. 그게 얼마나 얇은지 두꺼운지.
- 그러니까,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를 말하는 거네요
- 뭐, 그렇겠죠...?
- 하지만 그 껍질을 깨트려야 새로운 세계에 도달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그 공포랑 투쟁하고 있는 거군요
- 그렇죠, 그래서 어떤 새는 그냥 알껍질 속에 남고 싶을 수도 있죠. 솔직히 그게 편해요, 안전하고.
- 아니죠, 여우나 뱀이 와서 그 알을 꿀꺽해 버리면요?
- 죽는거죠 뭐! 오히려 고통없이 죽을걸요? 걔네가 왔는지도 모르니까요.
- 이미 알을 깨고 나온 새라면 도망다닐 수 있어요.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고요
- 아, 그건 그렇네
빠르게 수긍하는 철훈을 보며 지연은 조용히 웃었다.
- 철훈씨는 화락맨션 사람 같지 않아요
- 화락맨션 사람은 어떤데요?
- 그냥,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존재감 없고 주변 사람들이랑 교류하기도 싫어하고. 다 투명인간 같아요. 나도 그렇고요
- 난 어떤데요?
- 잘 보여요. 잘 들리고요, 잘 인지돼요.
- 그게 뭔 소리에요?
- 시야에 꽉 들어찬다고요
- 나는 그쪽이 신기한데요
- 왜요?
- 그렇게 공부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은 사람이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없네요
지연의 솔직한 말에 둘은 또 푸흐흐 웃었다. 실로 철훈과 지연은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았다. 지연은 어떻게든 죽을 궁리만 했고, 철훈은 아등바등 살 궁리만 했다. 그렇기에 서로가 살고 있는 세계도 달랐다.
- 김지연씨 진짜 똑똑한거 알아요?
- 그런말 마요, 세상에 똑똑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 말을 좀 끝까지 들어봐요, 근데 그쪽은 헛똑똑이라고요. 자기 몸 하나도 제대로 지킬 줄을 모르잖아요. 좋은 책 읽고 아는게 많으면 뭐합니까? 머리 어깨 무릎 발 전부 상처 투성인데.
- 그러게요…
지연은 얼굴이 확 달아올라 고개를 숙였다. 난 왜 힘들 때마다 내 자신을 망가트릴 생각만 하는 건지. 무능한 연구자는, 그리고 그것을 포기할 용기도 없는 겁쟁이는 숨 쉬는 내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이번에는 지연이 어두운 표정을 하고 홀로 생각에 골몰해 있었다. 불과 몇 분 전 철훈처럼 갑자기 말이 없어진 지연에게 철훈은 장난치듯 말했다.
- 다친 건 병원 꼭 가봐요. 걷기 구찮으면 연락하고요. 오토바이라도 태워 드릴게.
*
새벽 다섯시였다.
셰프는 지하 창고의 장독대에서 된장을 넉넉히 퍼왔다. 지하 2층의 창고에는 된장, 간장, 고추장을 품은 세 개의 장독대가 있었다. 셰프는 직접 담근 장을 그곳에 저장했다. 직접 그곳에 전등을 달고 쥐덫을 놓고 곰팡이도 없앴다.
셰프는 방안으로 들어와 가스레인지 옆에 된장 종지를 올려놓았다. 방 안 냉장고에는 노란 포스트잇들이 빼곡하게 붙어있었다.
<잘 먹었어요, 셰프. 정말 맛있네요. 고맙습니다> <돈 많아요?> <얼굴이나 좀 봅시다.> <빈그릇은 매일 보여줄 수 있어요> <나 좋아해요?> ...
쪽지 속의 정민이 ‘셰프’라는 호칭을 하사한 덕에 셰프는 셰프가 되었다. 셰프는 끓고 있는 멸치 육수의 불을 줄였다. 육수는 무와 양파로 자연스럽고 싱그러운 단맛을 내고, 다시마로 끝의 감칠맛을 더했다. 보글보글 끓는 곰솥 옆에 멸치에서 떼어낸 내장들이 낮은 둔덕을 이루었다. 내장을 분리하지 않고 육수를 내면 쓴맛이 났다. 육수를 낸 멸치는 잘 식혀 춘장이에게 줄 생각이었다. -오늘 춘장이 포식하는 날이네- 셰프는 미소 지었다. 날선 식도에 베였던 오른손이 아직 완벽히 회복되지 않아 뻣뻣한 동작으로 애호박과 감자를 깍둑 썰었다. 그리고는 육수에 된장을 푹 떠 넣으며 작년 겨울 안동의 할머니집에서 된장을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된장을 만들 때의 핵심은 기다림이었다.
처음 가마솥에 콩을 삶을 때 말랑말랑해서 바스라질 정도가 되어야 하기에 너댓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 다음엔 천장에 매단 콩반죽이 바싹 마를 때 까지 또 이주에서 한 달을 기다렸다. 메주를 다 띄우면 그것을 장독대에 넣고 소금물에 담가 또 다시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면 물에 풀어진 메주는 된장이 되고, 메주의 향과 맛이 스며든 소금물은 간장이 되었다. 한식은 맛과 건강을 함께 담아야 하고, 건강은 자연적인 것에서 나온다. 자연이 자연이도록 만드는 것도 시간이었다. 콩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시간들을 알알이 담고 있었다. 그렇기에 콩에게는 된장이 되기까지의 기다림이 익숙할 것이었다.
셰프는 생각했다. 어감은 좀 그래도 난 참 된장같은 사람이라고.
셰프는 장을 담그고 음식을 할 때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장독대 속 된장처럼 기다림에 익숙하고 깊어짐에 능숙했다.
이런, 된장같은 나! 얼마나 인간답고 정겨운가.
- 띠리링!
아침 6시 알람이 울렸다. 정민이 퇴근할 시간이 머지않은 것이다. 셰프는 익숙한 동작으로 서둘러 음식과 정민의 방 열쇠를 챙겼다.
습관처럼 작은 앉은뱅이 식탁을 깨끗하게 닦고 그 위에 음식들을 하나씩 보기좋게 올렸다. 노오란 밤과 붉은 대추가 풍성히 덮여있는 돌솥밥, 짭짤한 감칠맛과 고소함이 일품인 간고등어 구이, 파릇한 향이 기가 막힌 미나리전과 새큼한 간장 소스를 놓는다. 무채와 콩나물 무침도 소담하게 담았고 참기름 종지도 함께 올렸다. 마지막으로 멸치 육수로 맛을 낸 자작한 차돌 된장찌개를 식탁 가운데에 놓고 뚜껑을 닫았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밥에 무채, 콩나물, 참기름을 담뿍 넣고 된장찌개와 비벼 먹으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러울 게 없을 것이었다. 완성된 식단을 바라보며 셰프는 뿌듯한 웃음을 짓고 뒤돌아섰다.
그러다 우연히 평소에 눈길이 가지 않았던 화장대 위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기초 화장품 몇 개가 놓인 작은 화장대 구석에 영롱하게 빛나는 흰 장미 브로치가 케이스에 담겨 있었다. 케이스의 오른쪽 아래에는 작은 라벨이 붙어 있었다.
<주얼리디자인학과 이정민, 졸업전시 출품용>
한땀 한땀 박혀있는 큐빅, 세심하게 표현된 잎새와 곡선. 셰프는 설레는 마음에 숨을 참았다. 내가 왜 이걸 이제서야 발견했을까. 시간의 축복이 깃든 멋진 작품을. 셰프는 가진 건 진심밖에 없는 자신의 음식을 먹는 정민도 무언가에 열중하길 바랐다. 이렇게 몰두할 수 있는 능력을 잊지 않고 살길 바랐다. 하지만 정민은 지금 어떠한 공예 작업도 하지 않고 편의점 야간알바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방안에서는 주얼리와 관련된 어느 물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셰프는 오늘의 식단 옆에 쪽지 하나를 두고 떠났다.
<이제 나에게도 보상이 필요해요. 나를 위한 작품을 만들어 주세요. 반지든, 팔찌든, 목걸이든, 브로치든 상관 없어요. 그쪽이 만든 걸 가지고 싶어요.>
*
그 쪽지는 퇴근 후 집을 찾은 정민을 또 식탁 앞의 망부석으로 만들었다.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을 위한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 작품은 악세서리를 말하는 것 같았다.
매일 빈 속을 달래주고, 서러움을 위로하는 밥을 만든 셰프에게 고마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드디어 정민은 보답할 기회를 얻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잊고 살고 싶었던 공예 작업에 다시 뛰어들어야 했다. 대체 왜, 왜 하필이면. 심장이 울렁거리고 속이 불편했다.
잊고 살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기억했는지 매일 편의점의 일회용품 따위로 손을 꼼지락대며 무언가를 만들어 냈지만, 그 결과물을 볼 때마다 속이 울렁거려 항상 쓰레기통에 버렸다. - 저건 쓰레기야,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쓰레기야- 매일 주문을 걸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아무리 진심이라고 해도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그럼에도 버틸만할 힘을 불어넣어 줬던 아버지는 이제 세상에 없고, 정민은 다시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 똑똑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정민은 얼른 쪽지를 숨기고 문을 열었다. 식사 메이트가 된 철훈이 익숙하게 방으로 들어와 식사 준비를 했다. - 이야, 된장찌개 냄새 미쳤네 – 철훈은 서둘러 앉아 숟가락을 들었다. 콩나물과 무채와 들기름에 돌솥밥을 비비고 연신 감탄하며 차돌 된장찌개를 떠넣었다. 분주한 철훈의 옆에서 정민은 무언가에 골몰한 듯 간장 종지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젓가락으로 깨작댔다.
- 왜 암말도 안 해요? 심지어 깨작거리네?
- 아, 아뇨. 그냥 생각할게 있어서요
- 빨리 먹어요, 아님 내가 다 뺏어 먹습니다.
정민은 그제서야 김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미간의 인상을 풀었다. 이윽고 그릇에 수저 부딪히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생각이 끊이지 않아 답답했던 정민은 조금 주저하다가 정신없이 미나리전을 찢어먹던 철훈에게 물었다.
- 철훈씨
- 왜요
- 누가 철훈씨한테 부탁을 했는데, 그게... 좀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일 때 어떻게 할 거예요? 근데 그 사람이 나한테 엄청나게 잘해 준 사람일 때
- 뭘 부탁했는데요? 돈 빌려달래요?
- 그게 아니라, 뭘 만들어 달래요
- 어려운 거예요?
- 네?
- 그게 정민씨한테 어려운 거냐고요
- 음, 그건...
- 고민하는거 보니까 아니네. 나라면 당연히 해줍니다. 원래 사람이란 자고로 고마움을 표현할 때는...
- 오케이 땡큐. 알겠어요
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급히 말을 끊어버린 정민을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며 철훈은 밥을 먹었다. 정민은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그게 나한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신세 진 게 있으니 당연히 해줘야지!
정민은 철훈의 속 시원한 해답에 당장 오늘 저녁에 자재 시장으로 향할 계획을 세웠다. 정민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철훈에게 말했다. - 진짜로, 고마워요 -
그새 식탁 위의 그릇들은 모두 빈 그릇이 되었다. 식사를 끝내고 철훈이 떠나자마자 정민은 오래된 드로잉용 태블릿을 꺼내 전원을 켰다. 퇴사한 탓에 금속을 다룰 기계를 구할 수 없으니 금속공예 대신 끈 공예를 해볼 생각이었다. 정민은 이왕이면 셰프의 음식과 맞먹는 보답을 하고 싶었다. 요 며칠 먹었던 셰프의 음식들은 광범위한 영양분을 정민의 몸에 흘려 넣어 주었고, 이제는 당황스럽게도 에너지가 남아돌았다. 실제로 뱃속이 무거워지니 잠이 잘 오지 않아 오랫동안 누워서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어야 했다. 정민은 그 에너지를 활용해서 셰프를 위한 악세서리들을 디자인할 것이었다.
- 시장에서 빨강색과 검정색 초실을 사야지. 너무 크지 않게 한 뭉치씩만. 먼저 간단히 목걸이와 팔찌를 만들어야겠다! - 정민은 요 몇 년 중 처음 느껴보는 의욕에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바쁘게 드로잉 펜슬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