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이라는 단위가 있다. Man과 Month의 조합으로, 일에 필요한 인력 비용을 나타내는 단위다. 1MM은 1명이 1개월 동안 작업해야 한다는 뜻이고, 20MM이면 20명이 1개월 동안 작업하거나, 4명이 5개월 동안 작업해야 한다는 뜻이다. MM은 일의 양이나 필요한 인건비를 대략적으로 가늠할 때 쓰기 편한 도구이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만 쓸모가 있어서, 이것을 맹신하면 여러 가지 잘못된 사고방식에 빠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이 글의 첫 번째 문단에 나타나 있다. 바로, 20명이 1개월 동안 작업하는 것과 4명이 5개월 동안 작업하는 것을 동일하게 보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참여했던 게임 개발의 경우, 5명이 6개월 걸리는 일에 5명을 더 투입한다고 해서 3개월 만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은 1, 2개월 정도 단축될 뿐이고, 잘못 투입하면 오히려 프로젝트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는 인력의 수준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년 차 프로그래머와 20년 차 프로그래머는 보통 생산성에 차이가 난다. 20년 차가 1개월 걸리는 일을, 2년 차는 3개월 걸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2년 차와 20년 차의 급여에 차이를 두기도 한다. 그런데, MM에는 그런 차이가 잘 반영되지 않는다.
아마, MM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런 단점을 알고, 다른 지표와 함께 적절히 사용할 것이다. 다만, 여기서 MM을 이야기한 것은,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을 머릿수로만 계산하는 사람을 가끔씩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MM에 비유했다.
사람은 개인에 따른 편차가 큰 존재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은 상당히 복잡하게 전개된다. 게다가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따라서, 비용이나 일정을 예측하면서, 단순히 머릿수로만 계산해서는 곤란할 때가 많다. 일을 실제로 진행할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구체적으로 예측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 결과, 경쟁사에서 6개월 만에 끝냈다는 일에 우리는 9개월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면, 그것은 9개월이 필요한 프로젝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