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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가 Jun 26. 2021

귀차니즘에게 카톡이란

나는 연락을 잘하지 않는 편이다. 볼 일이 없는데, 굳이 연락을 하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는 게 냉정하게 말하면 귀찮다. 굳이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귀차니즘이 심한 내 성향의 문제이다.

하지만 이런 날 향해 친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왜 연락을 안 하냐며 타박한다. 


그럼 나는 하하, 웃어넘긴다. 연락하겠다는 말만 하고 안 하는 것보다 대답하지 않고 넘기는 게 나다.


왜 이렇게 사람들은 연락에 집착하는 건가. 문득 든 생각은 카카오 톡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몇 번을 연락 하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요즘 같은 시대에 와이파이는 웬만한 곳에 다 사용이 가능하게 되어있고, 데이터마저 다들 넉넉하다.


그러니 사람들은 카톡이라는 연락수단에 익숙해지고 편해진 것인가. 잘 지내냐고 연락 오고, 주말에 뭐하냐고 물어보고, 뭐 먹냐고 물어보고, 굳이 볼 약속을 잡는 것도 아닌데, 시시콜콜한 얘기들이 오고 간다. 나중엔 할 말이 사라진다. 물어볼 것도 사라지고. 그러면 자연스레 답장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분명 알람 1이 떠 있지만 일부러 읽지 않고 나중에 읽고 답하기도 한다. 


연락하는 것에도 서로 존중해야 되는 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연락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난 이해가 안 된다. 연락 안 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도. 난 친구란 일 년 만에 보든 몇 달 만에 봐도 어제 본 사람처럼 편하고 좋으면 된다고 본다. 연락을 잘하지 않고 직접 보고 얘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게 나의 스타일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인연이 끊긴다면 그 사람과는 그 정도의 관계였던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나는 굳이 시시콜콜한 얘기들로 연락을 하며 억지로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지 않다. 


한 번은 카카오 톡을 없앤 적도 있다. 카톡이 날 귀찮게 하는 문제라는 생각에서다. 결국은 친구들의 모임에서 얘기할게 많다고 다시 들어오라는 성화에 다시 깔았지만 말이다. 


각자의 연락 스타일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연락을 귀찮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카톡은 아직 내 폰에 깔려 있지만, 친구들이 있는 이상 카톡을 없애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이젠 친구들이 연락을 안 하는 나에게 하나, 둘 적응하고 있다. 자연스레 인간관계가 정리된 시간들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편지 쓰는 걸 더 좋아한다. 한 번씩 좋아하는 친구에겐 손편지를 써서 마음을 담아 건네곤 한다. 편지에 담긴 정성. 그런 감성을 좋아하는 것이다. 자주 쓰지 않아도 되는 것. 그 순간에 내 마음을 주고받는 것. 그 정도로 내 진심을 전하기엔 충분하다.



#사진출처 - 멍 때리는 친구네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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