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능력의 문제

《사랑의 기술》,에리히 프롬

by 김선우

"사랑은 기술인가?"

"Is love an art?"


사랑은 기술인가? 에리히 프롬은 그렇다고 답한다. 그래서 음악이나 그림, 또는 의학이나 공학을 배우듯이 이론의 습득과 실천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기술 숙달이 궁극적인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은 어느 순간 빠지는 감정이 아니라 노력이 필요한 활동이다.


노력과 배움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사랑은 능력의 문제다. 우리의 사랑이 파괴적이고 서로를 구속한다면 우리 능력이 그 정도 사랑밖에 할 수 없어서 그렇다. 성숙한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전 인격을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갈 때 합일에 이르는 사랑을 할 수 있다.


프롬은 그런 사랑을 했을까? 그는 22세 때 절친에게 약혼자를 빼앗겼고 자신의 정신분석가였던 첫 번째 부인 프리다 라이히만과 이혼을 했고 미국 망명 후 동료였던 카렌 호니와의 애정도 파국으로 끝났다. 발터 베냐민의 연인이었던 헤니 구어란트와의 결혼도 그녀의 죽음으로 끝이 났다. 수많은 실패와 상처를 겪은 후 마지막 애니스 프리먼과의 관계에서는 충만한 사랑을 했다고 한다.


프롬에게 사랑은 품성이자 세계와 관계 맺는 태도였다. 그는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 사회심리학자로서 자신의 내면과 사회에 관심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실천적 행위를 함으로써 사랑의 능력을 키웠고 성숙한 사랑을 했다. 연인에게만이 아니라 사랑의 능력을 상실한 세계에도 사회적, 정치적 발언과 실천 활동을 통해 사랑을 표현했다.《사랑의 기술》이 1956년에 출판된 이후 34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수백만 부가 팔린 것은 그가 충만한 삶의 길을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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