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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스키 Dec 24. 2021

똑딱똑딱

똑딱똑딱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라며 눈썹을 찡그리고 한껏 우울한 표정으로 시계를 바라본다. 아직 영어 공부는 손도 못 댔는데 오늘도 잠자기는 글렀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쉰다.


나는 품위 있는 삶은 시간적 여유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프리랜서지만 칼퇴근을 실천하고, 개인 시간을 방해받지 않기 위한 수비도 철저한 편이다. , 아무리 바빠도 취미 생활은 해야 한다는 주의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이다. 경험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습관적으로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에 예상 시간을 가늠하는 것이다. 예상 시간 안에 일을 한두   보고 가능해지면 나의 시간 규칙으로 삼는다. ‘일은 무조건  시간 안에 마무리해야 ’, ‘삼십  안에 밥을 먹어야 . 이처럼 샤워할 때도, 공부할 때도, TV  때도 심지어 집에서 역까지 걸어갈 때도 그렇게  생활에는 수많은 시간 규칙이 있다. 갑갑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한번 습관이 들면 그다음은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그런 내가 요즘 가장 자주 느끼는 감정은 촉박함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니 영어 공부, 재테크, 기록하기 등 새로 도전하는 일이 늘면서 시간 관리가 뜻대로 안 되는 것이 많아졌다. 똑딱똑딱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이 자꾸 뒤로 미뤄지다 보니 온종일 시간의 늪에서 허덕이는 기분이다. 절약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드라마 보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샤워하는 시간 같은 쉬는 시간밖에 없는 듯하다. 사실 쉬는 시간을 절약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음 일정을 시간 내에 못 끝낼까 봐 불안해서 즐기지도 못하기에 구태여 노력하지 않아도 여가 시간이 자동으로 삭제되곤 한다. 똑딱똑딱 시계추가 따라다니는 기분. 여유를 즐기려고 시작한 시간 관리가 지금은 마음의 여유를 갉아먹는다. 주객이 전도된 현재 상태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먼저, 규칙적인 리듬을 되찾는 게 시급하다. 다른 건 몰라도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건강한 에너지를 되찾기 위해서 이 두 가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음으로, 급하지 않은 일은 미루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포기한다. 바보 같은 일화가 하나 있는데, 호떡 만들기 계획을 세웠던 어느 날, 다른 일을 하느라 새벽 한 시가 되어 버렸다. 너무나 졸렸지만 그 새벽에 녹차 호떡을 만들고 나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당분간은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여유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고 나 자신을 칭찬해야겠다.


그러나 굳은 결심이 무색하게 귀에서는 여전히 시계추 소리가 들린다.

똑딱똑딱 똑딱똑딱 똑딱똑딱

“아직 못 끝낸 게 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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