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그 사람 꿈을 꾸었다
그저 잊힌 짧은 기억의 한 조각이었는데
무의식은 여전히 너를 기억하는 걸까
아니면 그때의 감정을 기억하는 걸까
오래 전의 우리를 끌어와 놓았다
꿈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진득하게 사랑하고 있었고
눈을 뜨는 순간까지
심장은 콩닥거렸다
이젠 희미해져
네 얼굴은 가물가물한데
자주 쓰던 안경,
운전하던 습관만 선명하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내 습관 하나
더운 날이면
에어컨 바람에 손을 말리던 버릇
내가 기억하는 네 모습이었다
그때 난 물었지
“왜 자꾸 손을 에어컨 앞에 대?”
며칠 전 누군가가 내게도 물었다
“왜 그러고 있어?”
어쩌면 나는 모르는 사이
스쳐간 사람들의 기억과 습관을
내 몸 어딘가에,
내 일상의 틈새에
담아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제의 꿈은
결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내 무의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너를 품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