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엄마가 말했지.
내 몸은 날씨를 기가 막히게 따라간다고.
아직 서늘한 발이 기분 좋은 때인데도
금세 목이 잠기고 콧물이 흐르고,
매끈하던 입술이 갈라져 틈을 보이면
내 몸은 어김없이 환절기의 시작을
세상에 알려주는 파수꾼 같다고.
여름밖에 없는 이 나라에서도
이 시기가 되면 몸이 아프고,
밤새 기침으로 잠을 설쳐.
아무리 약을 먹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야 만 나아.
아니면 내 몸이 이 온도와 날씨를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
나는 늘 누구보다 먼저
환절기를 맞이하곤 하지.
우리 사이도 그랬어.
나는 너보다 더 일찍 알아버렸지.
마음이 서늘해지기 시작한 순간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네 입술이 예전처럼 달콤하지 않았고,
우리의 거리가 조금씩
허공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때 나는 바보처럼 믿었어.
아, 이 시기만 지나면 되는 거구나.
아, 이 마음의 온도를 받아들이면 되는 거구나.
사랑의 계절이 바뀌는 걸
그저 견디면 되는 줄 알았지.
밤새 앓는 기침을 숨길 수 없듯,
내 마음도 들키지 않을 수 없는데
그저 참고 지나가면 괜찮을 거라 여겼어.
환절기는 그렇게 지나갔지.
하지만 새롭게 찾아온 우리의 계절은
봄이 아니라 겨울이었어.
우리 사랑의 끝,
환절기의 끝,
곧 그 계절의 끝.
그건,
봄이 아니라 겨울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