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n latin 05
Grotesque Sans
그로테스크 산스는 19~20세기의 초에 디자인된 초창기 산세리프 계열의 글꼴들을 이야기합니다.
이 시대의 글꼴들은 대문자만 있거나 오래된 글꼴 샘플 책자에 인쇄된 형태로 남아 있지만, 디지털화된 글꼴들은 지금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산세리프 계열의 글꼴들은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합니다. 하지만 세리프 계열의 서체만 만들어 사용했던 과거의 사람들이 보기에 산세리프의 형태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나 봅니다. 글꼴의 명칭이 '기괴함'이라는 뜻의 'Grotesque'로 불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디돈이나 개럴드처럼 인물의 이름을 딴 것도 아니고, 형태 자체에서 오는 느낌을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이 이 계열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점입니다.
그로테스크 산스의 경우 세리프에서 산세리프로 넘어오기 시작한 과도기적 계열로, 획의 굵기나 맺음 등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점이 큰 특징입니다.
초창기 세리프 계열인 휴머니스트(Humanist) 또한 손글씨에서 활자의 형식을 갖추기 시작한 과도기적 계열로, 손글씨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고 규칙 정리가 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변화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특징이라고 생각됩니다.
4. 대문자 G의 spur
5. 통일되어 있지 않은 획 맺음 형태
개인적으로 그로테스크 산스를 정리하면서 이 계열의 특징인 획의 굵기, 맺음의 형태 등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곳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대문자 S를 자세히 보면 곡선이 엄청 불안정하고 맺음조차 통일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색함에서 오는 묘한 아름다움과 재미가 이 계열의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글꼴을 만들 때 맺음, 굵기, 곡선을 최대한 정리하고 맞추어 최대한 깔끔하게 디자인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글을 쓰면서, 한 번쯤은 이렇게 자유로운 형태의 글꼴을 디자인하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 프랭클린 고딕(Franklin Gothic)과 헬베티가(Helvetica)를 보시면서 형태적 재미를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헬베티가(Helvetica)는 다음 포스팅에 나올 Neo-grotesque Sans의 대표적인 글꼴입니다.
Konstantin Kirilov, Nikolay Petroussenko / History and Evolution of Typ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