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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문정 Mar 25. 2024

너를 지우려고 해.

네가 뭔데 나를 차단하는 것이냐.

눈이 소복이 쌓이는 겨울 이맘쯤만 되면 네가 생각난다.
오늘같이 길목 사이사이마다 소복이 쌓여있는 눈을 바라보며 넌 분명 내가 걱정돼서 했었던 말이었리라.. 밖에 눈 많이 내리니까 어디 나갈 생각 말고 집에만 꼼짝 말고 있어.. 핸드폰 너머의 그때의 너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기억 넘어 저편으로 하나둘씩 사라져 갈 거 같아 되뇌고 되뇌고 또 되뇌다 못해 붙잡아두고 싶어 아무리 그때 그 기억들을 휘어잡아보려 애를 써봐도 사그락 사그락 흩어져가고 있음에 나도 모르게 서글퍼진다.
넌 분명 진작에 잊어버렸을 나와의 이 가슴 아련한 하고도 정감 어렸었던 기억들처럼.. 또 다른 그 누군가와 다시 새롭게 이런 대화들을 나눌 수도 있겠고 어쩌면 진작에 시작했었을 수도 있겠지만.. 난 그럴 수가 없다.
내겐 너와의 이런 마음 따듯했던 추억들과 가슴 시릴 만큼 아픈 기억들을 품고 그저 네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참 처참하기가 그지없고 한심하게까지 생각이 드니.. 그렇다고 너한테 집착 부리며 줄곧 네 뒤만 쫒는 스토커가 될 입장도 못 되는 나이기 때문에.. 줄곧 널 기다릴 수 밖에는 없겠고 이런 절실함과 절박함을 매 순간마다 느끼며 널 언제쯤이면 내 기억 속 마음속 저편에서 밀어낼 수 있을지 또 어느 순간에 까마득하게 잊혀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넌 나와는 입장이 다르다 보니까 어쩌면 아니 확실하게 날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고 마음속에서 이미 밀어냈음을 어림짐작 느껴가고 있으며 너와의 얽매어있던 내 과거의 기억들과 내 마음이  타협해가며 힘겹게 오늘 하루도 지새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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