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학교 교육을 흔히들 ‘사육 교육’이라고 한다. 창의력은 없고 오직 정해진 답을 찾는 주입식 교육으로 달달 외워 대학에 가는 제도이다. 부모와 학생은 수도권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원하는 직장에 취직은 제한적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자정이 넘도록 학원을 맴돌면서 공부에 매진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 자녀는 잘 적응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녀가 언제부터인가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시험지를 받아 들고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다면 어떡하겠는가.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놓은 교육제도에 자식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남들 다 다니는 학교를 “왜 너만 힘들어하는지, 왜 그러느냐고 다그치기만 할 뿐 이해하고, 괜찮다고 다독여 주는 부모가 많지 않다.”부모는 자녀들에게 내일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오늘 행복을 잠시 미루라고 강요한다. 그것은 매우 부당하다. 그들도 오늘을 즐기고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 부모는 자식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간섭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식을 보살피고 교육시킨다는 명목하에 그들이 가져야 할 행복까지 빼앗을 권리는 가지지 못했다.
사진제공 마동욱
오늘날 10대들은 ‘선진 국가에서 최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할아버지 세대와 부모의 세대를 알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극심한 세대 차이로 소통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성세대는 ‘라때’라는 단어에 익숙하지만, MD 세대는 꼰대라고 읽히고 있다. 이처럼 극명한 세대 차이로 소통의 부재는 이제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입시교육만큼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제도 그대로 MD 세대에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는 학생들의 욕구를 받아들이며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변하지 않는 입시제도로 공교육은 무너지고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문제점의 대안으로 최근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안학교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안학교를 향한 차별적 시선이 아직도 미미하게나마 상존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들 일반 학교 부적응 학생 또는 공교육의 일탈자가 다니는
학교로 바라보거나 돈 많은 집안에서 귀족 취급받으며 자란 일명 ‘귀족 학생’이라고 지칭되는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회적 편견을 감수
하고 대안학교에 입학시키기까지는 학부모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괜찮아, 앨리스》를 관람하게 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본다. 지난 9월 덴마크 코펜하겐 〈씨네마테켓〉 극장에서 주(駐) 덴마크 한국대사관이 한국 문화의 달을 맞이하여 덴마크인들에게 소개한 한국의 다큐 3편(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워낭소리) 중 유일하게 미개봉 작으로 시사회에서《괜찮아, 앨리스》를 발표했다. 영화를 관람한 안드레아라는 학생은 “나는 5번이나 울었다.”라는 소감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청소년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코켄하겐 주민 의견)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 마동욱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패자로 몰아가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대안학교는 한 줄기 빛이다. 그러므로 “대안학교의 삶이 곧 교육이다.”라고 할 수 있다. ‘꿈틀리인생학교’는 행복 지수 1위 국가인 덴마크의 ‘애프터 스콜레(Efter skole)’를 벤치마킹한 대안학교로 지난 2016년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 입학한 학생들은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 이곳에 입학했다.
성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으로 시험 불안증을 겪었던 ‘여ㅇ이’, 섭식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늘ㅇ이’, 권위적인 아버지와 갈등이 컸던 ‘나ㅇ’, 중학교 자퇴 이후 자존감을 잃고 방황하던 ‘하ㅇ이’ 등 ‘꿈틀리인생학교’에서 1년간 온전히 자신을 돌보고 탐색하는 시간을 《괜찮아, 앨리스》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로 생생히 볼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쉬었다 가도 잘하지 않아도 괜찮고”, “다른 길로 가도 괜찮다”라고 하는 학교에서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행복하고 싶다는 앨리스 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들은 ‘꿈틀리인생학교’ 1년 동안 “이미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고”, “쉬었다 가도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철학에 잘 적응하고 성장해가고 있다. 또한 다른 길로 가도 올바르게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