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명사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함
1년간 매일 필사를 했다. 보통 한 장 정도 쓰고 많이 쓸 때는 두 세장도 썼다. 2년 이상 함께해 온 필사모임에만 인증해 왔고 매일매일 읽고 쓰면서 1년을 보냈다. 시를 읽을 때면 매일 인증과는 별개로 따로 쓰고는 했다.
시를 읽고 필사를 하면 시인의 원하는 숲으로 들어간다기보다 나만의 숲을 헤매게 되는 일이 많았다. 엄청난 재앙 같은 상실의 숲이기도 하고,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아가는 숲이기도 하다. 소중한 게 무엇인지 뒤늦게 알아채고 후회의 숲에 갇히기도 했다.
읽고 쓰는 일은 그중에서도 시를 읽고 쓰는 일은 잃어버린 것들을 그리워하는 일이었다. 바라고 원하고 동경하는 그런 마음을 꾹꾹 눌러 담는 일이었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중에서 되찾고 싶은 것은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그토록 오래 읽고 썼나 보다. 나는 나를 잃어서 당신도 잃었고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당신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 그저 사랑을 동경했을 뿐이었다.
나는 문장으로, 시로 도망친다. 그래서 읽고 쓰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그것이 회피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오늘은 글쓰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